‘웃기고 섹시한’ 류승룡의 반가운 귀환, 영화 ‘극한직업’

입력 2019-01-1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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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한직업’에서의 류승룡.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꾸준히 영화를 내놓았지만 이번처럼 반갑기는 오랜만이다. 배우 류승룡이 본연의 매력을 십분 살린, 위트 있고 귀여우면서도 심지어 섹시한 모습으로 다시 관객 앞에 자신 있게 나선다. 그야말로 ‘마성’의 매력이다.

류승룡이 23일 개봉하는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제작 어바웃필름)을 통해 오랜만에 코믹 연기에 도전했다. “매번 촬영 때마다 감독의 ‘컷’ 소리가 나면 흐뭇했다”는 그는 “잔상이 인생에 오래도록 남을 작품”이라고 ‘극한직업’을 소개했다. 배우 스스로 즐기면서 임한 작품인 만큼 그에 거는 기대와 자부심 또한 단단하다.

물론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다. ‘극한직업’은 오랜만에 나온 코미디 영화로 제 몫을 해낸다. 작정하고 웃겨보겠다는 감독, 모든 걸 내려놓은 듯한 배우들의 찰진 호흡을 보고 있노라면 웃음을 참기 어렵다. 앞서 영화 ‘스물’ ‘바람 바람 바람’을 내놓았던 이병헌 감독은 전매특허로 인정받아온 ‘B급 유머’를 십분 담아 기막힌 타이밍에서 터트리는 ‘대사’ 감각을 이어간다.

다만 상영시간 내내 그 유머와 긴장이 팽팽하게 유지되지 않고, 이야기가 지나치게 늘어지기도 하지만 ‘극한직업’은 단점보다 장점이 더 확실한 영화다.

무엇보다 ‘웃기고 섹시한’ 류승룡의 귀환은 더없이 반갑다. 최근 주연한 ‘염력’ ‘7년의 밤’ ‘도리화가’ 등을 통해 인간이 짊어져야 할 고통과 그 속에서 품어야 할 희망을 묵직하게 표현해온 그가 오랜만에 지극히 편안하고 일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온 점이 시선을 붙잡는다. 더욱이 그에게 전성기 인기를 안긴 ‘내 아내의 모든 것’과 ‘7번방의 선물’에서 증명한 매력은 ‘극한직업’에서 다시 확인된다.

영화 ‘극한직업’의 한 장면.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영화 준비·촬영하며 7개월간 12kg 감량”

영화는 범죄조직의 밀반입 거래를 포착한 마약반 형사들이 조직 아지트 앞 치킨가게를 인수해 잠입수사를 벌이면서 일어나는 이야기. 절대미각을 지닌 마형사(진선규)가 수원갈비 양념을 곁들인 치킨을 개발, 뜻밖의 맛집으로 소문나면서 겉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드는 과정 속에 좌충우돌 범죄조직 소탕작전을 녹여낸다.

류승룡은 승진에서 번번이 누락되는 마약반의 고반장 역. 허허실실 대지만 수십 번 칼에 찔려도 죽지 않는다는 전설을 가진, 일명 ‘좀비반장’이다. 후배 경찰을 책임지는 리더이자 가장의 모습을 따스하게 그리는 그는 뜻밖의 상반신 탈의 장면을 통해 ‘근육 자랑’까지 해낸다. 류승룡은 영화 촬영을 위해 7개월간 12kg을 감량했다고 한다.

“앞서 출연한 ‘염력’ 때 워낙 살을 찌워야 했던 터라 이번 촬영을 앞두곤 몸 관리를 했다”는 그는 “7개월간 치킨은 물론이고 밀가루와 탄수화물을 줄이고 체중 조절을 했다”고 돌이켰다.

류승룡이 그 과정을 지나치게 짧게 설명하자, 이를 옆에서 듣던 이하늬는 “‘피나는 노력’이 뭔지를 몸소 보여줬다”고 거들었다. “우리가 촬영장에서 밥을 먹고,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고기를 먹을 때 류승룡 선배님은 ‘아니야, 아니야’ 참으면서 삼시세끼 도시락으로 싸온 계란과 바나나만 먹었다”고 귀띔했다.

비단 체중 조절만 문제가 아니다. 류승룡은 한동안 보여주지 않던 ‘능글’맞은 매력으로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특히 영화 말미, 형사에서 치킨가게 사장이 돼 범죄조직 소탕에 나선 그가 내뱉는 “소상공인은 목숨 걸고 한다!”는 처절한 외침은 애잔한 울림으로 이어진다. 전국 치킨가게 사장님들이 본다면, 눈물 한 방울 ‘또르르’ 흘릴 법한 장면이다.

류승룡을 중심으로 마약반 5인을 이룬 진선규 이하늬 이동휘 공명은 흡사 ‘독수리 5남매’ 같은 호흡을 자랑한다. 이들이 촬영 현장에서 얼마나 서로를 믿고 마음을 쏟았는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스크린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주연 배우들의 호흡 면에서도 근래 영화 중 단연 돋보인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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