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우의 오버타임] 창원NC파크의 명칭을 둘러싼 코미디

입력 2019-03-2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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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2019시즌 프로야구가 개막한 23일 전국 5개 구장에는 11만4028명의 구름관중이 몰렸다. 수도권에는 개막을 시샘하는 듯 눈보라가 경기 직전까지 몰아쳤지만 겨우내 프로야구를 기다렸던 팬들의 발길을 가로막진 못했다. 개막일 기준으로는 2009년(4경기)의 9만6800명을 넘어선 역대 최다관중이었고, 1일 최다관중으로는 2016년 어린이날의 11만4085명에 불과 57명 모자란 역대 2위 기록이었다.

5개 구장 모두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그 중에서도 특별한 곳이 한 군데 있었다. 올해 새로 문을 연 창원NC파크다. 2만2112명의 팬들이 NC 다이노스의 새 홈구장을 찾아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을 즐겼다. 홈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듯 NC도 정규시즌 개장경기에서 7-0 팀 완봉승을 거뒀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만 만원관중(2만3000명)에 살짝 못 미치는 2만1916명을 기록했을 뿐 NC파크처럼 잠실구장(2만5000명), 사직구장(2만4500명),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2만500명)는 만원사례를 이뤘다.

2019시즌 KBO리그가 역대 개막일 최다관중 신기록, 1일 최다관중 2위로 출발한 데는 새 구장 효과도 한몫했다. 기존 마산구장의 최대수용규모인 1만1000명의 2배에 이르는 NC파크가 개장한 덕을 개막일부터 톡톡히 누렸다. 2013년 1군에 합류한 NC의 시즌 최다관중은 2016년의 54만9125명인데, 개막전의 호응도에 비춰보면 올해는 큰 폭의 증가세가 기대된다.

메이저리그 수준의 아름다운 구장을 얻은 만큼 NC 팬들은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그러나 최근 NC파크의 명칭을 둘러싼 지역 정치권의 공방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을 고집하는 시의회의 입김이 급기야 소송 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마산’을 뺀 구장 명칭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해당 지역에 기반을 둔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의 주장이다. 새 구장 운영권과 명칭 사용권을 보유한 NC 구단은 “상업적인 이유로 ‘부르고 싶은 명칭(창원NC파크)’에 대해 야구팬과 지역사회에 이해를 구한다”며 이에 맞서고 있다. 지역 정치권이 개입돼 “소모적 논쟁”을 촉발하고 있다는 것이 NC의 입장이다.

팬들은 야구장 명칭을 둘러싼 논란에 정치와 정치인들이 개입하는 데 대해 거부감이 크다. 더욱이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니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 정치와 무관한 세상일이 드문 만큼 지역 정치권에서 야구장 명칭에 지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것까지야 막을 순 없겠지만, 갈등의 조장이 아니라 갈등의 조정이라는 정치 본연의 기능을 생각한다면 작금의 사태는 쓴웃음을 짓게 한다. 게다가 남의 말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제 얘기만 실컷 해대는 우리 정치인들의 수준을 익히 알기에 NC파크의 앞날이 몹시 걱정스럽다.

야구팬들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추태 수준의 언행으로 공분을 자초한 몇몇 국회의원들을 또렷이 기억한다. 또 선거철에만 야구장 주변을 기웃거리는 정치인들을 수도 없이 봤다. 그들 대부분은 관중석에 앉아 야구를 본 것이 언제인지 까마득한 ‘야알못’이다. 그렇기에 팬들의 희망과는 동떨어진 언행으로 물의를 빚곤 한다. 부디 NC파크의 명칭을 놓고서는 똑같은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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