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G 무득점‘ 캡틴 손, 부담과 무게 조금 내려놓았으면

입력 2019-03-2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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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8경기째 득점이 없는 대표팀 주장 손흥민. 부담감을 내려놓고 조급함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22일 볼리비아전 도중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손흥민. 울산|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조금만 부담을 내려놓았으면 한다.”

축구국가대표팀 에이스 손흥민(27·토트넘)을 바라보는 한 축구 인의 조언이다. 대한민국 캡틴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2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남미 다크호스’ 볼리비아와 평가전에 출격한 손흥민은 풀타임을 뛰었지만 끝내 상대 골네트를 출렁이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50·포르투갈)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 경기에서 후반 막판 이청용(31·보훔)의 결승 헤딩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손흥민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 실패의 아쉬움을 딛고 2022카타르월드컵을 향한 긴 여정의 출발선에 선 대표팀의 승리는 기뻤지만 개인적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흐름이다.

최근 A매치 8경기에서 골 맛을 보지 못했다. 손흥민이 태극마크를 달고 마지막으로 득점한 기억은 지난해 6월, 독일과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3차전·2-0)이다. 벤투 감독이 부임한 뒤에는 득점하지 못했다. 가장 효율적인 ‘손흥민 활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해온 벤투 감독은 최전방에 그를 배치하는 ‘손톱(Top)’ 전략을 내놓았으나 무득점의 굴레를 끊지 못했다.

과감한 돌파와 특유의 발재간을 이용한 개인기는 뛰어났지만 왠지 조급해 보였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슛(6회)을 시도했으나 영점이 맞지 않았다. 무리한 오버헤드킥 시도와 한 번 더 볼을 끌다가 슛 타이밍을 놓쳐 공을 골대 옆으로 흘려보낸 장면은 특히 아쉬웠다.

마음처럼 잘 풀리지 않은 탓인지 손흥민은 경기 중 스스로에게 화를 내고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는 모습을 종종 연출했다. 경기 후 그는 “팀이 좋은 경기력을 보였는데 내가 득점하지 못해 민폐를 끼쳤다. 정말 간절히 골을 넣고 싶었다. 아쉽고 창피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일종의 책임의식이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직후 태극마크를 반납한 기성용(30·뉴캐슬)으로부터 대표팀 주장 완장을 물려받았다. 대표팀 중견이자 베테랑으로서 자신이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여기에 자신의 포지션을 놓고 코칭스태프가 거듭 고민하는 모습에서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길어지는 침묵이 가져오는 부담은 그를 더욱 짓누른다. 어느 순간부터 손흥민에게 A매치는 ‘즐기는 축구’보다는 의무가 됐다.

많은 축구 인들의 생각은 다르다. 부족한 골 결정력은 한국축구의 고질이다. 더욱이 골은 혼자만의 책임도 아니다. “너무 많은 걸 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었으면 한다. 억눌릴 필요도 없다. 편안하게 뛰며 자주 미소를 짓는 ‘스마일 보이’를 보고 싶다”는 목소리가 크다는 것을 되새겨야 할 손흥민의 요즘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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