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김정현 “꿈과 현실 사이 괴리감…힘들었던 공백기”

입력 2018-03-28 09: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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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김정현 “꿈과 현실 사이 괴리감…힘들었던 공백기”

360도로 고개를 돌려 어디든 볼 수 있고, 상황에 맞게 모션체어가 움직인다. 마치 관객이 영화 속 한 공간에 존재하는 듯 리얼한 착각을 일으키는 세계 최초 4DX VR 영화 ‘기억을 만나다’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기억을 만나다’는 뮤지션을 꿈꾸지만 무대가 두려운 우진과 배우 지망생 연수의 첫사랑을 그린 영화다. 이야기는 뻔하지만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상영 및 관람 방식에 있다. 공포 어드벤처 등 체험에 강세를 보인 VR 기술이 독특하게 로맨스 영화와 만난 작품이기 때문. VR 영화 가운데서는 오감 체험이 가능한 4DX와 결합된 세계 최초의 영화이기도 하다.

보고 느낀 적 없는 ‘신박함’. ‘기억을 만나다’에 주연으로 출연한 김정현 또한 ‘세계 최초’와 ‘로맨스’에 뜻을 두고 작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원래 VR에 관심이 많았어요. 세계 최초 4DX VR 영화잖아요. 앞으로 예시나 지표로 삼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 나이 대에 할 수 있는 로맨스라는 점도 좋았어요. 드라마 ‘학교 2017’ 이후 선택한 작품인데요. 드라마에서 실제 제 나이보다 10살 어린 역할을 소화한 후라 제 나이와 가까운 이야기를 해보고 싶을 때였어요. 로맨스 장르에서 제가 어떻게 비춰질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도전이었죠.”

‘기억을 만나다’의 촬영은 지난해 가을 10여 회 차에 걸쳐 진행됐다. 러닝타임이 38분이라고 해도 꽤 짧은 회차다. 게다가 VR 카메라를 통해 360도로 한 번에 담아야 하기에 배우 외의 존재는 스태프까지 철저히 통제되어야 하는 상황. 대기 시간도 다른 작품에 비해 몇 배는 더 걸렸다는 얘기다.

“신 자체가 많지는 않아서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할 수 있었어요. 다행히 급하게 진행되지 않았죠. 기술적으로 카메라를 만지고, 주변을 통제하는 데는 꽤 시간이 걸렸어요. 아무래도 시간을 줄여야 하니까 사전에 리허설을 여러 번 하면서 동선을 체크했죠. 많이 준비해서 갔어요. 될 수 있으면 NG가 안 나게끔 최대한 노력했지만 행인 때문에 NG가 몇 번 났어요. 하하.”


김정현은 ‘기억을 만나다’에서 무대가 두려운 청년 우진을 맡았다. 그의 상대는 동갑내기 배우 서예지. 김정현은 연수를 연기한 서예지와의 로맨스 호흡에 “붙임성도 좋고 털털한 성격이라 대화할 때 편했다. 현장에서 작품에 대해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극 중 우진에게 연수는 사랑이고 안식처다. 영화 ‘라라랜드’의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처럼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우진. 하지만 그는 연수를 통해 성장하고 무대 공포증 또한 극복해 나간다. 김정현은 힘들었던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우진의 감정에 공감했다고 고백했다.

“저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어요. 장애물도 있었고요. 작품을 할 기회가 없으니까요. 돈 문제 같은 현실적인 부분도 있었죠. 아르바이트를 하면 돈이 생기는데 제 꿈을 이루기 위해 쓸 시간이 없어지니까요. 단편 영화도 작업하고 연극도 했지만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공백기가 생기면 너무 힘들었어요. 막연히 기다리자니 돈은 나가고, 아르바이트를 하자니 혹시 다음 작품의 기회가 올 것 같고. ‘초인’ 직전까지 그랬어요. 꿈과 현실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이 컸죠. 주변 친구들과 연기 선생님들께 조언을 많이 구했어요. ‘힘들다’고 솔직히 털어놓으면서 저를 객관화시키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죠.”

데뷔 영화 ‘초인’ 이후 김정현은 ‘한풀이’라도 하듯 꾸준히 작품을 이어오고 있다. 드라마 ‘질투의 화신’ ‘학교 2017’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그리고 현재 인기리에 방송 중인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까지. 그의 행보에는 ‘쉼표’가 없다.

“이제 ‘시작했다’는 마음이 커요. 버티던 시간이 길게 느껴졌는데 일을 시작하니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지나가버리더라고요. 예전에는 막연한 불안감이었다면 이제는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하곤 해요. 걱정은 항상 있죠. 작품에서 제가 어떻게 보여질 것인지, 관객에게 어떤 것을 전할지 그리고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지금 주어진 것에 충실하면서 하나하나 쌓아가야죠.”


인터뷰 내내 연기 욕심을 드러낸 김정현은 일상에서 연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100%라고 밝혔다. 일상의 99.9%를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 촬영으로 보내고 있기 때문. 그러다 잠시 고민하더니 양심상 80%로 타협점을 찾았다.

“촬영에 들어가면 잠도 잘 못 자는 편이에요. 대본을 다 보고 자야하는 스타일이죠. 준비가 덜 된 느낌이면 불안해져요. 스스로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저 자신에게 떳떳한 연기를 하고 싶은데 연기는 항상 어려워요.”

작품을 통해 팬들에게 ‘배우 김정현’을 보여주고 싶다는 김정현. 그는 ‘기억을 만나다’를 통해서도 “우진의 ‘제2장’만 남을 수 있다면 그걸로 됐다”면서 “나에 대한 기억보다는 우진에 대해 봐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배우 김정현이 중요한가요?”라고 겸손한 멘트를 덧붙이기도 했다.

오로지 연기에 집중한 ‘배우 김정현’이 아닌 ‘인간 김정현’의 요즘 관심사는 무엇일까. “예상치 못했다”고 하기 미안하지만 어쨌든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벚꽃이요. 꽃을 좋아해요. 산책도 좋아해서 봄이 오면 친구들과 꽃구경을 나가곤 하는데요. 최근에 개나리가 폈다고 하더라고요? 꽃놀이를 가고 싶은데 드라마 촬영 때문에 바빠서…. 촬영하면서 틈틈이 만끽하려고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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