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100만달러 상한에도…‘ML 1라운더’ 외인, 역대 최다

입력 2018-12-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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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케이시 켈리-KIA 제이콥 터너-삼성 덱 맥과이어(왼쪽부터). 사진제공|LG 트윈스·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

몸값에 제한을 걸었지만 한국을 찾는 외국인투수들의 이름값은 몇 배 더 뛰었다. KBO리그는 메이저리그(ML) 시장의 반사이익을 누리게 됐다.

KBO는 2019시즌부터 외국인선수의 몸값 총액을 100만달러(약 11억원) 이하로 규제한다. 연봉, 계약금, 인센티브 및 이적료를 모두 포함한 상한선이다. 최근 KBO리그를 찾는 외국인선수들의 등급과 비교하면 동떨어진 규제로 여겨졌다. 2018년 에스밀 로저스(넥센 히어로즈·150만달러), 앙헬 산체스(SK 와이번스·110만달러), 지난해 제프 맨쉽(NC 다이노스·180만달러) 모두 이 기준을 훌쩍 넘었다.

그러나 2019시즌 새 외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오히려 이름값은 훌쩍 뛰었다. 특히 ML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 중 4명이 KBO리그를 찾는다.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2008년), KIA 타이거즈 제이콥 터너(2009년), 삼성 라이온즈 덱 맥과이어(2010년), NC 에디 버틀러(2012년)가 그 주인공들이다.

KBO리그 무대를 밟은 ML 1라운드 지명자는 1999년 에디 피어슨(현대 유니콘스)을 시작으로 올 시즌까지 총 21명 있었다. 마이클 보우덴(두산 베어스), 데이비드 허프(LG), 마이클 초이스(넥센) 등 세 명이 동시에 뛰었던 2016년이 역대 최다 기록인데, 내년에 이를 넘게 됐다.

물론 높은 순위의 지명이 성적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1라운드 지명자를 금지옥엽처럼 다루는 경향은 KBO리그보다 ML에서 더 뚜렷하다. ‘긁지 않은 복권’인 이들이 KBO리그를 동시다발적으로 찾는 것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몸값 상한선이 생겼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의아하다.

ML 전문가들은 현지 시장상황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평가한다. ML은 지난해부터 불펜야구가 득세하고 있다. 선발투수가 소화하는 이닝을 대폭 줄였고, 불펜진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이 때문에 예년에 비해 많은 선수가 필요하다. 부상자 명단을 활용해 다양한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선수 한 명이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줄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선수들이 불안정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이도 2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ML 재진입에 대한 전망은 더욱 어두워진다. 100만달러 제한에도 불구하고 입지가 안정적인 KBO리그는 좋은 대안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불펜야구가 수년 뒤까지 득세할 가능성은 낮다. 결국 다시 괜찮은 선발투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그때도 수준급 선수들이 KBO리그를 찾을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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