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박병은의 낚시 본능...“집에 오면 채널 129번부터”

입력 2017-06-02 16:5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배우 박병은,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DA:인터뷰] 박병은의 낚시 ♥ “집에 오면 무조건 채널 129번”

드라마, 영화를 보다보면 뭘 해도 의심되고, 뭘 해도 배신할 거 같은 배우가 있다. 비슷한 역할을 하면서 굳은 이미지일 수도 있지만 존재감만큼은 보장할 수 있어 큰 장점이다. 배우 박병은이 그렇다. 최근 종영된 KBS2 드라마 ‘추리의 여왕’에서도 박병은은 장기를 발휘했다. 우성하를 연기한 그는 최고 프로파일러 역할이지만 범인의 아우라를 풍기며 시청자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우성하가 어떤 인물일까를 고민했어요. 무조건 정의롭고 선한 인물일까 아닐까. 전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봤을 때 우 경감이 범인처럼 비추어질 수도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극적 긴장감 주려고 했었죠.”

‘추리의 여왕’ 프로파일러, 영화 ‘암살’ 일본 순사, MBC 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 강 프로 등 치밀하고 다소 어두운 분위기를 소화했다. 하지만 실제 박병은은 절대 치밀하지 않으며 낚시를 굉장히 사랑하는 자연친화적인 사람이다.

“치밀하지 못한 성격이에요. 낚시 좋아하고 술 좋아하고 여행 좋아하고. ‘추리의 여왕’ 끝나고 바다낚시 하러 갑니다. 참돔 잡으러요. 술 저장고도 있는데 늘 곁에 두고 싶은 친구 같은 존재죠. 산에 가서 약초 캐고 가을에는 버섯 캐서 술 담그고 과일주를 담가 마시고... 이러면서 살아요.”

배우 박병은,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낚시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즐거워보였다. 낚시와 연기를 삶의 활력소로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낚시를 즐긴 그는 학창시절 혼자 낚시를 하러 떠나기도 했다. 박병은은 “나이가 들면서 설레는 일이 거의 없어졌는데 낚시는 나를 설레게 한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어렸을 때는 소풍만 간다고 해도 설레고 김밥 싸는 냄새만 맡아도 좋았잖아요. 나이 먹으면서 그런 감정이 없어지더라고요. 근데 낚시는 어렸을 때 설레하던 그 감정을 느끼게 해요. 연기 역시 마찬가지죠. 저는 현장 가는 게 아직도 너무 즐겁거든요. 연기는 지루할 틈이 없어요. 같은 상황, 같은 역할, 같은 감정이 하나도 없으니까요.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설렘을 주는 일이죠.”

이어 “집에 들어가면 무조건 129번 낚시 채널을 틀어놔요. 그쪽에서 ‘박병은의 피싱 탁탁’ MC 제의도 들어오죠. 월간 낚시 잡지도 구독했었는데 저 잡지 표지도 노리고 있습니다”라고 야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씨엔블루 종현 씨가 낚시TV에 나와서 혼자 80cm짜리를 잡았어요. 와 낚시 잘하더라고요. 저 연예계 낚시꾼들 많이 알고 있거든요. 낚시 가면 하루 종일 같이 수다 떨고... 김병옥 선배님은 ‘떡밥~’ ‘병은아 라면 먹어야하지 않겠니~’(성대모사)라면서 말 거시고(웃음)”

이야기에 푹 빠질 정도로 박병은의 입담은 화려했다. 그는 “학창시절에 진짜 인기가 많았었다”며 스스로의 매력을 무심한 듯 자상하며 웃기기까지 한 ‘무자스타일’로 소개했다.

“중학생 때 제가 정말 인기가 많았어요. 진짜로요. (웃음) 교문을 나가면 여학생들이 저를 보려고 했었고 책상에 선물이 매일 놓여 있었어요. 허언증 아니에요. 제보 받으셔도 됩니다. 저도 왜 인기가 많았는지는 모르겠는데... 안양예고를 나왔거든요. 고등학생 때 아이돌 데뷔 제안을 받기도 했었어요. 가수 바다가 제 고등학교 후배인데요. 저한테 신이었다고 했어요. 갓병은! 인기 위에 인기 신! 이라고요. 기회 되면 확인해보세요. (웃음) 그때 제가 운동도 잘했고, 힘 센 형들한테 굴복하지도 않았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같은 느낌으로 학창시절 때 회자되곤 했었죠.”

배우 박병은,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그랬던 소년 박병은은 대학생 때 ‘니들이 연기를 알아?’라며 예술가 병을 경험하기도 했고 자연스럽게 흘러와 어느덧 17년차 배우로 활동 중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영화를 해서 데뷔작을 정확하게 말할 수 없어요. 그렇게 연기하다가 자연스럽게 상업 영화 쪽에서 불러주셨고 오늘에까지 이르게 된 거죠. 제가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이미지 변신’에 대한 거예요. 변신할 마음은 너무 있죠. 그런데 조급하진 않아요. 저는 ‘내가 갈 길은 배우’라고 단정 지은 지 오래됐거든요. 아직 연기할 날이 많이 남아있죠. 냉혈한, 악역은 제 연기 인생에서 이만큼 아주 조금 온 것뿐이에요. 저는 슬픈 멜로 좋아하고 코믹도 좋아하고.. 지금 조급하게 빨리 웃긴 거 밝은 거 착한 거 해야 하는 데 이런 마음 없습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