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인터뷰:얘 어때?③] 이봄 “첫 작품 ‘선생 김봉두’, 15년 전 기억 생생“

입력 2017-12-23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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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 아는 스타가 아닌 내가 먼저 찜한 스타! 동아닷컴이 야심에 차게 준비한 ‘얘 어때?’는 신인들의 매력을 파헤치고 소개하는 인터뷰입니다. 이름, 얼굴이 낯설다고요? 당연하죠~! 하.지.만. 미리 알아두는 게 좋으실 겁니다. 나중에 엄청난 스타로 성장할 아티스트들이거든요.★


◆ 스타 자기소개서


1. 이름 : 이봄
2. 생년월일 : 1993년 7월 24일
3. 소속사 : mbg엔터테인먼트
4. 전공(특기) : 청주대(연극영화학), 사투리, 기타, 요가, 스키, 스쿠버다이빙
5. 출연작품 : [드라마] ‘란제리소녀시대(박귀자역), [영화] ’죄많은소녀(다솜역)‘, ’컴투게더(가녀린역)‘

6. 성격 : 어떤 상황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도전정신이 강하고 궁금증이 많아 여러 일을 경험하는 것을 좋아해요.

7. 입덕포인트 : 다정한 친구!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해서 사람들의 고민을 잘 들어준답니다. 대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하다보면 어느새 행복해져요.


Q. 어떻게 배우를 꿈꾸게 됐나요.

A. 이란성 쌍둥이인데 오빠가 있어요.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다 보니 둘을 같이 키우기 힘어서 저는 할머니 품에서 컸어요. 4살 때까지요. 그래서 할머니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어요. 할머니 댁에 놀러 가면 할머니 무릎 베고 누워서 함께 TV를 보곤 했죠.

나이 차 많이 나는 사촌 언니, 오빠들은 취직해서 할머니께 맛있는 거 사드리는데. ‘나는 무엇으로 할머니께 효도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할머니는 TV를 좋아하시니까 내가 TV에 나오면 좋아하시지 않을까’ 싶었어요. 하하. 초등학교 6학년 때 학교 앞에 있던 연기학원에 가면서 시작됐죠.


Q. 연기학원에 대한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나요.

A. 저는 정말 소심한 아이였어요. 말 한 마디도 안 하고 엄마가 시키면 ‘네’라고 대답만 하는 아이요. 졸려도 자고 싶다고 말도 못 하고. 과자 사달라는 말도 안 하던 애가 학원을 보내달라고 하니까 놀라우셨겠죠. 연기학원에 가니까 완전히 ‘제 세상’이더라고요. 정말 재밌었어요.


Q.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느꼈을까요.

A. 저는 제가 연기를 못할 줄 알았어요. 친척들 앞에서도 노래하거나 춤 추지 않았거든요. 싫어서 막 울고요. 그런데 대사를 앞에 나가서 당당히 했어요. 잘한다고 하니까 자신감이 막 생기고요. 생각해보면 칭찬받는 게 좋았던 것 같아요.

4개월 정도 다녔을 때 부모님이 ‘하고 싶은 거 해봤으니까 그만해라’고 하셨고 저도 받아들였어요. 학원에서 연결해준 마지막 오디션을 봤다가 합격했고, 출연했어요. 그 작품이 장규성 감독님의 영화 ‘선생 김봉두’(2003)였죠. 정말 재밌었어요. 그때부터 꿈이 배우가 됐어요.


Q. 약 15년 전인데 현장이 기억나나요.

A. 첫 촬영도 다 기억나요. 강원도 사투리를 써야 해서 촬영 전에 정말 많이 연습했어요. 그런데도 떨리고 긴장되더라고요. 첫 대사를 되게 빨리 한 것도 기억나요. 차승원 선배가 선생님 캐릭터고 아이들을 워낙 좋아하는 분이라 저와 친구들에게 진짜 잘해주셨어요. 현장에 연기보다는 놀러가는 느낌이었어요.


Q. 처음 배우가 된 계기가 할머니 잖아요. 할머니는 ‘선생 김봉두’를 보셨나요.

A. 보셨어요. 봄에 영화를 보시고 그해에 돌아가셨어요. 암 투병 중이셔서 병원에 계셨거든요. 병원에 계시면서도 저를 많이 뿌듯해하시고 자랑하고 싶어 하셨어요.



Q. ‘선생 김봉두’ 이후 연기 활동을 이어가지 않은 이유가 궁금해요.

A. 부모님도 저도 이 세계에 대해 잘 몰랐어요. 예고로 진학할지 고민했는데 장규성 감독님이 ‘학창시절에는 공부하고 친구들 사귀면서 그 나이에 즐길 수 있는 것들을 해라’고 조언해주셨어요. 부모님도 같은 마음이었고요. 잠깐 쉰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어차피 내 꿈은 배우고, 평생 연기할 거고, 연극영화학과에 갈 거니까. 대구에서 여중 여고를 나와서 연극영화학과로 진학했죠.


Q. 연영과 입시는 어떻게 준비했나요.

A. 어릴 때 다녔던 연기학원이 그대로 있더라고요. 지금은 없어졌지만. 재밌게 준비했던 기억이 나요.


Q. 연영과에서 오랜만에 재개한 연기, 어땠나요.

A. 처음에 수업을 들었을 때는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었어요. 배우고 싶지 않았죠. 그때 연극을 만드는 워크샵에서 스태프를 처음 해봤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연출에 빠져서 스태프로만 1년에 네 작품을 했어요.

그러다 언젠가부터 ‘저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다음 워크샵에는 배우로 참여했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연기를 바로 하지 않아서 잘 한 것 같아요. 정말 많이 배웠고요. 작품을 전체적으로 보는 관점도 생겼고요.


Q. 연출에 대한 꿈은 지금도 유효한가요.

A. 네. 나중에 대학원에 간다면 연출 쪽으로 갈 것 같아요. 촬영도 배우고 싶고요. 카메라에 제가 어떻게 나오는지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건 천지차이인 것 같아요. 아는 독립영화 감독님들께 스태프로 써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어요. 그런 것을 알고 연기하면 훨씬 더 풍부하고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필모그래피에 ‘죄 많은 소녀’가 있네요.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을 수상한 작품이죠.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요.

A. 오디션 소식은 들었는데 당시 몸이 안 좋아서 고향에서 쉬고 있었어요. 건강상의 문제 때문에 연기로부터 멀어진 상황이었죠. 전작 ‘우리 손자 베스트’ 때도 위염에 장염에 새벽에 버틸 수 없이 아파서 입원한 기억이 나요. 극 중 어머니의 목을 조르는 장면을 찍다가 얼굴의 실핏줄이 다 터진 적도 있었어요.

‘더 이상 연기를 못 하겠다’ 싶어서 대구에 내려가 있었어요. 9월 즈음 잠시 올라왔는데 ‘죄 많은 소녀’ 오디션이 끝났더라고요. 그런데 감독님이 마지막 기회를 주셨고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그렇게 다솜 역할에 캐스팅됐고요. ‘죄 많은 소녀’ 덕분에 연기를 계속 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지금은 어때요. 많이 괜찮아졌나요.

A. 다행히 건강해졌어요. 스트레스에 약해진 것 같아요. 잘 조절하면 되겠죠. ‘죄 많은 소녀’ 전후로 연기에 임하는 태도와 자세도 많이 바뀌었어요. 제가 원하는 게 뭔지,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생각이 많아졌죠. 앞으로는 저를 위한 시간을 잘 쌓아보려고요.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A. 관객들에게는 믿고 보는 배우, 동료들에게는 믿음이 가는 배우요. 더불어 감독의 코멘트를 잘 해낼 수 있는 배우요.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이 믿고 맡기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감독님이 저를 믿어주는 제 능력이 향상되는 것 같아요. 레벨업 하는 느낌이랄까. 그만큼 감사한 일이 없어요.


Q. 현재 일상에서 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요.

A. 대부분인 것 같아요. 영화를 정~말 좋아해요. 밥 먹을 때도 영화를 틀어놓을 정도죠. 하루에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게 ‘영화’예요. 어릴 때는 의도적으로 영화 연극 뮤지컬을 챙겨봤는데 지금은 재밌어서 봐요.


Q. ‘인생 영화’는 어떤 작품인가요.

A. 최근에 본 건 ‘위대한 유산’이요. 마음에 울림을 남기는 아름다운 작품이었어요. 요즘 보기 힘든 감성도 좋았어요. ‘4개월 3주 그리고 2일’ ‘랍스터’ ‘알프스’ 등도 좋아요. 좋은 작품이 너무 많죠. 이런 작품을 만들어내는 감독님 배우들 스태프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져요. 저도 그런 작품에 많이 참여하고 싶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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