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저널로그]‘일빠’논란웹툰작가윤서인

입력 2009-01-14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악플참다보니부처님다됐죠”
<<‘엔터! 저널로그’는 동아닷컴의 블로그 서비스인 저널로그(www.journalog.net)와 연계된 인터뷰 전문 코너 입니다. 인터넷 칼럼니스트 안진홍 씨가 매주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는 ‘딴따라’들의 속내를 들어볼 예정입니다. 기사 전문은 저널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웹툰(Webtoon) 전성시대다. 포털에 연재하는 만화작가들은 이제 70∼80년대 등단 소설가 수준 이상의 대접을 받는다. 연간 10억원 가까이 버는 만화가가 탄생했을 뿐만 아니라 그림 한 컷이 상당한 정치적 문화적 영향력까지 확보했다. 하지만 뜨는 분야에서 조금이라도 튀면 공격 대상이 되는 인터넷 문화가 웹툰이라고 다를 리 없다. 어지간한 누리꾼들은 요즘 가장 많은 ‘비난’을 받는 작가로 ‘야후 웹툰’의 윤서인(35)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누리꾼들에게 그는 ‘일빠(맹목적 일본 추종자)’로 단단히 찍힌 상태다. 웹툰 시리즈 ‘조이라이드’에서 타인을 배려하는 일본 문화를 한국과 비교한 ‘우리는 최고가 아니야’ 등의 만화로 누리꾼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그의 변명을 들어봤다. “일본이라고 해서 왜 문제점이 없겠어요. 하지만 작가로서 ‘포커싱’할 선택권은 있는 거 아닌가요? 일본의 좋은 점을 그린 것은 작품의 콘셉트 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그의 만화와 블로그는 ‘악플’ 집산지로 악명 높다. 만화보다 오히려 악플을 읽는 것이 더 흥미로울 정도다. 그도 벌써 몇 년째인 악플러들과의 전쟁에 이력이 난 표정이었다. “이제는 거의 부처가 됐죠(웃음). 제 만화를 비난하는 것은 좋은데 점차 인신공격으로 변해가니 힘들더라고요. 심지어 지지하는 분들은 공개 댓글을 달 수 없어 쪽지나 메일로 응원하시더군요.” 처음엔 그도 평범한 배낭 여행객이었다. 일본을 자주 오가다 보니 ‘우리와 다른 점’이 보이기 시작했고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을 만화로 그리기 시작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일빠’라는 비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빠’나 ‘까’라는 건 너무 맹목적인 비난이잖아요. 사실 전 일본이 좋아요. 하지만 전 한국 사람이고 평생을 이 땅에서 살 사람이잖아요. 어떤 점은 문제가 있으니 고치자고 제안할 권리 정도는 있는 게 아닐까요?” 그의 억울함은 일견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는 누리꾼들의 ‘한 놈만 패기’ 문화, 혹은 우리 내면의 일본에 대한 문화적 콤플렉스의 부당한 피해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까. 지나친 한·일 단순 비교를 통한 일본 문화 미화는 ‘좋은 건 배우고 나쁜 건 고치자’는 선을 넘어설 때도 잦다. 화제를 돌려 한국 웹툰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윤 씨는 웹툰 작가로는 드물게 포털 직원으로 사이트를 기획하면서 그림을 그린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출판시장은 죽었지만 대안으로 성장한 국산 웹툰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세계 최고지요. 번역은 물론이고 서버까지 제공해서라도 한국 작가들의 해외진출을 반드시 이뤄내고 싶습니다.” 정리= 정호재 동아일보 기자 demian@donga.com 개소문닷컴 안진홍 대표는? 2005년 아시아 최초의 한-중-일 댓글 번역사이트인‘개소문닷컴’을 설립하며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허위와 가식이 아닌 땀내 나는 보통 사람들의 생존 스토리에 관심이 많다. 이 코너를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 ‘딴따라’들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담아낼 예정이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