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갈량’도 틀렸다…잘못된 홈런예측 왜?

입력 2019-07-09 15: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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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리그 전체적으로는 15%, 우리 팀은 21%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분석 파트의 시뮬레이션 결과다.”

디테일한 야구에 강해 ‘염갈량’이라는 별명을 얻은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이 1월 30일 스프링캠프지로 출발하면서 한 말이다. 공인구 반발력 변화로 홈런 숫자가 21%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그에 맞춘 전술 변화를 준비하겠다는 설명이었다.

최근 염 감독은 “21%라고 말했는데 홈런이 47%나 줄어들었다. 그나마 많이 회복된 수치가 이 정도다”고 말했다. 8일 기준 SK는 88경기에서 80개의 홈런을 쳤다. 리그 1위지만 지난해 같은 경기에서 150개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비율은 정확히 -47%다.

리그 전체 홈런 숫자는 438경기에서 632개다. 지난해 436경기 홈런은 1004개였다. 약43%나 줄어들었다.

염 감독만 예측이 틀린 것이 아니다. 스포츠동아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방송해설가, 전직 감독, 등 외부전문가 30명에게 ‘새 공인구가 미칠 영향?’에 대해 물었다. 20명이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8명은 ‘일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2명만 생각이 달랐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예측을 했다. “상당한 영향을 줄 것 같다. 홈런과 장타 감소로 작전과 기동력 등 스몰볼이 중요해 질 것”이라고 말했었다. 조범현 전 감독도 “생각보다 영향이 클 것 같다. 줄어든 홈런은 경기 운영 등 어려 부분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염 감독은 최근, 지난 1월 자신의 말에 대해 “매우 정교한 설계로 분석한 결과였다. 그러나 타자들이 시즌 초 겪을 혼란과 심리적 부담은 생각하지 못했다”며 “당연히 넘어간다고 생각했던 타구가 평범한 외야 플라이가 될 때 타자들이 굉장히 당혹해했고 더 강하게 치려다 보니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타자들이 겪은 큰 혼란이 홈런 급감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공인구가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자 일부 타자들은 히팅 포인트를 더 앞에 설정하고 스윙 궤도에 변화를 줬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장타율은 0.443에서 0.388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볼넷은 2692개에서 3036개로 크게 늘어났다. 타자들이 이제 공격적인 스윙 보다는 최대한 공을 고르며 정교한 타격으로 변화하며 이 같은 변화가 뒤따랐다.

염 감독은 “정상급 타자들은 이미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에 맞춰 타격 스타일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전망은 틀렸지만 이제 타자들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또 다른 예상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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