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 “앨범 전곡에 원더걸스 이야기와 감성 담았죠”

입력 2015-08-04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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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걸밴드로 돌아왔다!’ 3년2개월 만에 4인조 밴드로 돌아온 원더걸스의 혜림, 예은, 선미가 3일 열린 3집 ‘리부트’ 쇼케이스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신곡을 선보이고 있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 원더걸스 쇼케이스 현장을 가다


데뷔 9년 만의 밴드곡 ‘리부트’ 신선
“공백기 취미삼아 악기 배우면서 시작

합주 힘들었지만 격려하면서 이겨내”

“대중이 낯설어하시더라도 밴드 변신엔 후회는 없다.”

데뷔 9년차에 ‘밴드 변신’이라는 모험을 감행한 원더걸스가 3일 서울 한남동의 소극장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첫 무대를 선사했다. 이날 3년 만의 새 앨범인 3집 ‘리부트’를 발표한 원더걸스는 타이틀곡 ‘아이 필 유’와 ‘베이비 돈트 플레이’, 그리고 과거 히트곡 ‘텔 미’ 등을 멤버들이 각자의 악기를 연주하며 들려줬다. 박진영이 작사, 작곡한 ‘아이 필 유’는 80년대 미국 뉴욕의 라틴계 미국인들 사이에서 시작된 ‘프리스타일’이란 장르로, 화려한 신시사이저 소리와 리듬이 인상적인 곡이다. 이 곡은 발표와 동시에 멜론 등 8개 음악사이트 실시간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출발이 좋지만 밴드 변신에 대한 두려움은 컸다. 대중이 원더걸스에 기대하는 모습은 “따라하기 쉬운 춤과 노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앨범 작업을 하면서 멤버들이 모든 수록곡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감성을 풀어내면서 차츰 자신감을 갖게 됐고, 두려움도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앨범 전곡에 처음으로 모두가 자기의 이야기와 감성을 풀어낸 과정이 만족스러웠고, 개개인이 성장한 느낌이 들었다. 무서웠지만, 대중이 낯설어하신다 해도 그래서 우리는 (밴드변신에)후회가 없다. 순위에 대한 기대도 많이 안했다. 내려놓은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렇게 잊지 않고 우리 노랠 찾아주신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다.”

원더걸스는 밴드 변신의 계기를 “공백기에 취미삼아 악기를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했다. 래퍼인 유빈이 먼저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고, 컨트리음악을 좋아하던 혜림도 어쿠스틱을 배웠다. 예은은 이미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쳤고, 선미도 자연스럽게 악기에 관심을 쏟게 됐다. 이후 멤버들끼리 합주를 하기 시작했고,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측이 밴드를 정식으로 제안하게 됐다.

밴드 변신의 과정은 지난했다. 밴드 태생이 아니었던 까닭에 악기연습도 힘들었고, 합주를 하면서 서로 박자와 음을 맞추는 과정에서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많았다.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었다. 처음엔 열심히 하니깐 연주력이 늘다가 어느 순간 찾아온 정체기에 많이 힘들었다. 다들 연습실을 박차고 나가서 울기도 했다. 특히 합주할 때 호흡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1명이라도 없으면 합주 진행이 안 되니까 서로 북돋워주고 ‘잘한다’고 격려했다.”

원더걸스의 이번 컴백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선예와 소희의 탈퇴, 선미의 5년 만의 재합류다. 선미는 “솔로활동하며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멤버들이 머리를 맞대고 만든 앨범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고 했다. 개인사정으로 팀을 떠난 선예와 소희는 이날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로 멤버들을 격려했다고 한다.

이날 쇼케이스에서 원더걸스는 나름 연주력을 뽐냈지만, 실제 음반녹음에서는 연주하지 못했다. 음악을 자체생산하고 녹음해야하는 밴드로서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12곡 중 타이틀곡을 제외한 11곡을 멤버들이 공동작사, 작곡가로 참여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원더걸스의 이번 앨범이름은 ‘리부트’다. 밴드 변신, 멤버 교체로 “완전히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임을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밴드로서 보여드릴 게 무궁무진하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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