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이준호 “2PM 예전만 못해? 내 마지막 자존심”

입력 2017-04-15 1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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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준호,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DA:인터뷰①] 이준호 “2PM 예전만 못해? 내 마지막 자존심”

‘영원한 건 절대 없다’는 진리처럼 인기 역시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락세를 조금 늦추면서 생명력을 오래 가져가는 일부 스타들의 노력이 돋보일 수밖에 없다. 10년 된 그룹 2PM은 어떨까. 여섯 멤버들은 가수, 연기자 등 각자의 재능을 발휘하며 2PM이라는 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 중 이준호는 KBS2 드라마 ‘김과장’으로 2PM 출신 연기자라는 수식어를 떼어내며 오롯이 배우로 자신의 경쟁력을 다졌다.

“물이 올랐다는 평가가 있는데 잘 모르겠어요. 주기적으로 대립하고 극을 이끈 건 ‘김과장’이 처음이거든요. 호평은 감사하지만 저는 이번 역할을 통해 조금 더 많은 분들에게 저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기회를 얻은 거 같아요.”

2011년 영화 ‘화이트’ 특별출연으로 연기활동을 시작했지만 2015년 영화 ‘스물’ 속 동우 캐릭터로 능청스러운 청춘을 맛깔 나게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지난해 tvN 드라마 ‘기억’에선 변호사 역할을 몰입감있게 표현하며 탁월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 이성민 옆에서도 호평 받았다. ‘김과장’을 통해선 데뷔 후 첫 악역에 도전,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범주를 뛰어넘는 캐릭터 선택과 소화력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준호는 “아이돌로 데뷔했고 2PM을 그만 두지 않는 이상 연기돌이라는 수식어는 내가 평생 가져가야할 이름”이라며 “차원이 다른 연기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자연스레 배우로 봐 주지 않을까. 연기돌로 불려도 좋다. 거부감이 없다. 애칭이라고 생각한다”고 배우로서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분석했다.

배우 이준호,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이때부터 그는 ‘2PM' '욕 먹이기 싫다’ ‘노력한다’는 말을 상당히 많이 했다. 그만큼 모태가 되는 그룹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가장 중요한 건 그룹 활동이에요. 솔로 활동은 그 연장선이죠. 제가 하고 싶은 음악, 연기를 하는 저만의 공간인 셈이에요. 배우로 활동하는 것도 개인적으로 부여받은 소중한 시간이죠. 다 중요한데 뿌리는 언제나 2PM이었습니다. 저로 인해 우리 그룹이 욕을 안 먹었으면 좋겠어요.”

그는 신드롬을 일으켰던 과거 영광에 비해 2PM의 국내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나름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분명히 옛날에는 저희 인기가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크게 걱정하진 않았죠. 멤버 6명이 다 같이 간다, 믿고 간다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다만 제 가장 큰 고민은 다른 멤버들에 비해 제가 다방면에서 활동을 하지 않는 데 있었죠. 데뷔 초에 멤버들이 개인 활동을 하고 있을 때 저만 못하고 있었거든요. 어렸을 때는 ‘나는 왜 개인적으로 뭐가 없을까’를 고민했어요. 그러다 2012년에 영화 ‘감시자들’을 처음 찍고 일본에서 솔로 앨범 냈을 때 비로소 걱정을 덜었죠. 10년을 하다보니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키고 싶고 그게 2PM입니다. 멤버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이준호는 세종대학교 대학원 영화예술학과에 재학하며 연기를 깊이 있게 파고 있다. 자존심이 강한 편이라 한다면 하는 성격이고 그에 따르면 학문 역시 ‘2PM을 욕먹이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대학원은 3~4년 전에 진학했어요. 잠자는 시간을 쪼개가면서 다니고 있는데 너무 재미있어요. 대학원에 가기 전에는 연기를 글로 배우는 걸 이해하지 못했었거든요. 액션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무대의 원리, 개념을 배우고 제가 나중에 연극, 뮤지컬 하게 됐을 때 밑바탕이 되겠다 싶었죠. 확실한 기초는 정의를 아는 것에서 시작되더라고요. 무대 구성, 조명 디자인 등도 배우니까 2PM 프로듀싱을 할 때도 유용해요. 제가 원한 것이었고 저질러 놨으니 해야죠.”

배우 이준호,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10년차 가수, 4년차 배우. 그는 “무대 연기에도 관심이 있다. 실시간이기 때문에 완벽해야 할 수 있는 분야다. 조금 더 완벽해지면 연극, 뮤지컬에도 도전하고 싶다. 티켓파워가 아니라 배우 파워로”라며 “고민이 아예 없진 않았다”고 공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하고 싶다고 각오했다.

“1년에 한 편씩 연기했던 이유는 2PM, 가수로서의 개인 활동이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김과장’을 계기로 이전보다는 좀 더 공격적으로 본격적으로 연기를 하고 싶어졌죠. 1년에 두 편! 마음 같아서는 드라마 2개 영화 1편을 하고 싶어요. 작품을 할수록 자신감이,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거든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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