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담는 스크린, 이번엔 국방비리

입력 2017-12-16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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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급기밀’ 포스터.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실화를 담아내려는 스크린의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이번에는 국방비리 소재 영화가 찾아온다. 현실과 뗄 수 없는 예민한 이슈이자 상업영화에서는 제대로 그려진 적 없는 소재인 만큼 관심이 집중된다.

김상경·김옥빈 주연의 ‘1급기밀’(제작 미인픽쳐스)이 내년 1월 관객을 찾는다. 영화는 공군 전투기 추락과 무기 도입을 둘러싼 미국과의 커넥션 등 종종 뉴스로 접하는 국방 관련 이슈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이야기다.

영화는 서로 다른 두 실화가 모티브다. 2002년 공군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폭로 사건 및 2009년 MBC ‘PD수첩’을 통해 한 해군 소령이 고발한 군납 문제를 연결해 극화한 작품이다. 관련 의혹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반복해 벌어지는 ‘현재 진행형’ 이슈라는 사실에서 호기심을 더 자극한다.

더욱이 최근 진행되는 전직 국방부 장관에 대한 검찰 조사와 새 정부 들어 본격화한 국방개혁 및 방산비리 척결 움직임과 맞물려 ‘1급기밀’이 담아낸 메시지가 파급력을 낼 수 있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영화 ‘1급기밀’에서 진실을 감추려는 군 권력에 맞서 전투기 도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국과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하는 공군 중령 역을 맡은 배우 김상경(위쪽)과 국방비리를 파헤치는 방송사 기자 역을 맡은 배우 김옥빈.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실화 소재 이야기에서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이는 김상경과 김옥빈이 주연으로 참여한 것도 눈길을 끈다. 김상경은 진실을 감추려는 군 권력에 맞서 전투기 도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국과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하는 공군 중령 역을 맡았다. 앞서 ‘살인의 추억’과 ‘화려한 휴가’ 등 실화 소재 영화를 통해 유독 흥행에 강한 면모를 보인 그가 이번 ‘1급기밀’에서 보여줄 모습에도 기대가 쏠린다.

김옥빈 역시 2015년 용산 참사 소재인 ‘소수의견’을 통해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은 바 있다. 당시 열혈 신문기자 역으로 활약한 그가 ‘1급기밀’에서도 국방비리를 파헤치는 방송사 기자로 나선다.

故 홍기선 감독(오른쪽). 사진제공|미인픽쳐스


‘1급기밀’은 올해 7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돼 호평받았다. 무엇보다 현실 문제를 묵직하게 담아낸 연출에 대해 관객은 높은 평가를 보냈다. 연출을 맡은 홍기선 감독은 앞서 서울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벌어진 대학생 살인사건을 극화한 ‘이태원 살인사건’과 비전향 장기수 실화를 다룬 ‘선택’으로 주목받았다.

홍기선 감독은 ‘사회고발 3부작’을 완성하는 마지막으로 ‘1급기밀’을 기획해 지난해 말 촬영을 마쳤다. 하지만 촬영을 마무리하고 며칠 뒤 돌연 세상을 떠나 영화계에 충격과 함께 안타까움을 남겼다. 이번 작품은 그의 유작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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