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소방수’ 최원태, 분위기 반전 이끈 호투

입력 2019-08-21 22: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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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면 원래 모습 보이겠죠.”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키움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은 선발진 운영에 고민이 많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에게서 불안감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까지 좋은 활약을 펼쳐준 기존 자원들이 반드시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18~20일까지 열린 모든 경기에서 선발이 흔들리며 3연패를 기록했다. 에릭 요키시, 제이크 브리검마저 부진해 선발진에 떨어진 불은 꽤 크게 번지는 듯 했다.

난세에는 언제나 ‘영웅’이 나타나는 법이다. 이번 키움의 선발 위기에는 특급 소방수로 우완 토종 에이스 최원태(22)가 등장했다.

최원태는 이날 전까지 후반기에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제 몫을 했다. 매번 5이닝 이상을 책임졌고, 퀄리티스타트도 두 번이나 기록했다. 그러나 타선지원 부족으로 1승 1패에 그쳤었다.

21일 KT 위즈전에서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보란 듯이 맹활약했다. 7.2이닝 1실점의 괴력투로 최근 물오른 KT 타선을 잠재웠다. 시즌 최다 이닝까지 소화하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삼자범퇴 이닝만 4번을 만들며 안정된 투구를 계속했다. 5회 박승욱에게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3루타를 맞은 것 외에는 장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8회 1사 이후 심우준과 조용호에게 연속안타를 내줘 위기를 맞았으나 후속타자 오태곤을 4구만에 삼진으로 돌려세워 급한 불을 껐다. 93개의 공을 던진 최원태는 이후 곧바로 김상수에게 공을 넘겼다. 김상수가 강백호를 삼진으로 처리해 책임주자까지 깔끔하게 정리됐다.


키움 타선은 에이스를 위해 힘을 냈다. 외국인타자 제리 샌즈는 시즌 26호 홈런을 때리며 최근의 좋은 기세를 이어갔고, 9회에는 박병호의 홈런까지 터져 쐐기를 박았다. 키움은 최종 8-1로 승리해 최원태의 시즌 8승도 완성됐다.

최원태의 계속되는 호투는 야구대표팀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대표팀의 고질적인 문제로 제기되는 우완투수 기근 현상을 말끔히 씻어줄 후보군 중 한명이기 때문이다.

수원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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