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시티 오브 엔젤’ 정준하 “고민 많았던 출연, 뮤지컬 너무 좋아서”

입력 2019-08-15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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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가 반짝였다가도 이내 걱정 어린 표정을 지었다. 오랜만에 무대 연기로 대중들에게 나서는 정준하는 여러 감정이 오가는 듯 했다. ‘형제는 용감했다’ 이후 3년 반 만에 뮤지컬로 돌아온 것은 정말 기뻤지만 자신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 역시 잘 알고 있었기에 출연 결정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을 선택한 이유는 “뮤지컬이 너무 좋아서”였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순 없지만 또 모두 나를 싫어하진 않지 않나”라고 말한 그는 자신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은 1940년대를 배경으로 꿈을 이루기 위해 할리우드에 입성한 신인 작가 스타인이 영화 시나리오를 작업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하나와, 작가 스타인이 만든 시나리오 속 주인공인 사립탐정 '스톤'이 사건을 맡으면서 벌어지는 영화 속 에피소드가 극중극으로 펼쳐지며 스토리가 진행되는 독특한 작품이다. 대부분 배우가 1인 2역을 맡는다. 정준하 역시 1인 2역 연기를 펼친다. 주인공 스타인을 꾸준히 괴롭히는 영화 제작자 ‘버디 피들러’와 영화계의 대부 ‘어윈 어빙’을 맡았다.

그동안 뮤지컬 ‘스팸어랏’, ‘라디오스타’, ‘형제는 용감했다’ 등 여러 뮤지컬에 참여한 경험이 있던 정준하도 이번 작품에서 난관에 부딪혔다고. 그는 “지금까지 했던 뮤지컬보다 걱정이 많았던 작품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그가 참여했던 작품과는 달리 ‘시티 오브 엔젤’ 넘버는 재즈 장르가 들어가 있기에 그 느낌을 살려야만 했다. 정준하는 “나오는 장면은 많지 않지만 한 장면에서 내가 소화해야 할 대사가 많기도 하고 노래가 엇박이어서 익숙해지는 데 오래 걸렸다”라고 말했다.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원작에 미국식 대사가 많아서 한국 관객들의 정서에 맞을까 하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저희들끼리 연습하며 여러 시도를 해봤어요. 운율에 맞춰서 대사를 바꿔보기도 하고요. 또 대사 때문에 인물이 너무 희화화되지 않도록 자제를 시키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전체 중 제게 가장 어려운 장면이 두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만 잘 풀어나가면 안도의 한숨을 쉬어요.”

처음부터 출연 결정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방송에서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악성 댓글이 많았던 점도 알고 있고 지금도 변하지 않은 반응에 우려가 앞서기도 했다. 그는 “그럼에도 이 공연을 출연할 결심을 한 것은 함께 하는 배우들과 뮤지컬을 향한 내 애정 덕분이었다”라며 “지금 함께하는 배우들과 정말 행복하게 잘 하고 있다. 주변에서 응원도 많이 해줘서 너무 고맙다”라고 말했다.

“많은 분들이 절 좋게 안 보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최재림, 강홍석, 리사 등 같이 할 배우들의 이름을 들은 후에 마음이 많이 움직였어요. ‘거침없이 하이킥!’할 때 이순재‧나문희 선생님, 박혜미 씨 등이 굉장한 라인업을 봤던 그 기분이 들었죠. 언제 또 이들과 한 무대에 서보겠냐는 마음에 도전했어요. 게다가 전 정말 뮤지컬을 좋아해요. 그래서 저희 공연을 보러 오신 분들이 뮤지컬을 계속 보시게 됐으면 해요.”

정준하는 ‘시티 오브 엔젤’을 하기 전까지 방송활동을 하지 않았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갖기도 했지만 그 사이에 ‘전통주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가 전통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한국, 중국, 일본 전통주를 비교하며 우리나라 전통주의 명맥이 왜 끊기게 됐는지 듣고 전통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그러던 중 전통주 소믈리에 시험이 있다는 이야기에 시험을 보게 됐다.

그는 “1년에 6명을 뽑는다.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실기시험이 블라인드 테스트인데 막걸리, 증류주, 약주 등 각각 나오는데 특이한 술이 아닌 맛이 정말 비슷한 주류가 나온다. 그걸 맛보고 주재료, 양조장, 밀도, 농도 등 그 술에 대해 꿰고 있어야 한다”라며 “자격증을 땄을 때 정말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어떻게든 한국 전통주를 알리고 싶어서 가게에 사케를 안 팔고 전통주를 팔아요. 제가 손님들한테 술을 대접하면서 여러 이야기들을 들려드리는데 손님들이 놀라워하세요. 앞으로 전통주를 알리기 위해 관련 프로그램도 하나 구상하고 있어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공부, 사업 등으로 시간을 보내며 정말 단 하루를 허투루 쓰지 않았다. 그러면서 대중들과 거리를 둔 것은 사실이다. 잠시 방송을 중단한 그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한층 여유로워졌다는 점이다. 그는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내와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지니 안정이 되더라. 특히 아내가 힘이 많이 됐다. 언제나 웃는 모습으로 살라는 아내의 말에 성격이 많이 긍정적으로 변했다”라고 말했다.

“요즘엔 주변 사람들 응원 덕분에 살아요. 가족들, 그리고 ‘시티 오브 엔젤’ 배우들, 스태프들 등 너무 좋은 사람들이랑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좋아요.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이에 자신이 노력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앞으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모든 사람이 날 좋아하겠나. 그렇다고 모두 다 날 싫어하진 않는다. 응원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진짜 열심히 살아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극복해야 하는 부분도 어느 정도 있고요. 선한 영향력을 보여드리는 게 정답인 것 같아요. 전 솔직히 ‘정준하, 실력이 미쳤다!’ 이 정도의 과찬도 바라지 않아요. ‘정준하가 뭘 한다고 해서 왔는데 뮤지컬이 이렇게 재미있는 거였어?’라고 하시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또 누군가에겐 ‘시티 오브 엔젤’이 인생 첫 뮤지컬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 공연을 보고 뮤지컬 배우를 꿈꿀 수도 있는 거잖아요. 제가 그 안에 속해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아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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