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당 홈런마진 -0.53’ 삼성을 울리는 라팍 적자

입력 2022-07-21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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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2016년 개장 당시부터 타자친화적인 구장으로 평가받았다. 파울지역이 좁은 데다 펜스거리도 좌우 99.5m·중앙 122.5m로 짧고, 높이도 3.2m로 국내에서 가장 거리가 긴 잠실구장(좌우 100m·중앙 125m)보다 짧다. 게다가 타원형이 아닌 일직선 구조의 특성상 좌우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아 홈런타자들에게 상당히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현실은 슬프다. 특히 올 시즌은 더욱 그렇다. 삼성은 올해 홈에서 열린 43경기에서 33개의 홈런을 쳐낸 반면 56개를 얻어맞았다. 마진이 마이너스(-) 23에 달한다. 경기당 홈런은 0.77개로 1개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데, 피홈런은 1.3개에 달했다. 72차례 홈경기에서 82홈런·70피홈런(경기당 1.14홈런·0.97피홈런)을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적자폭이 더욱 도드라진다.

비단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삼성은 개장 첫해인 2016년(73홈런·108피홈런)과 2017년(77홈런·118피홈런), 2018년(80홈런·100피홈런)까지 첫 3년간 큰 폭의 적자를 봤다. 2019년(77홈런·78피홈런) 들어 어느 정도 적자폭을 줄였다. 2020년(79홈런·93피홈런) 숨을 고른 뒤 2021년에는 흑자로 돌아서며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었지만, 올해는 타자친화적 구장의 덕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당장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홈런타자들의 실종이다. 삼성은 지난해 팀 홈런 3위(133홈런)에 올랐고, 호세 피렐라와 오재일, 구자욱 등 3명의 20홈런 타자를 배출했다. 그러나 올해는 피렐라(17홈런)와 오재일(13홈런) 다음으로 많은 홈런을 쳐낸 타자는 5개의 아치를 그린 이원석이다. 피렐라와 오재일은 홈에서 홈런 10개씩을 쳐냈지만, 나머지 13개는 다른 9명이 나눠 쳤다. 상대 배터리에게 위압감을 주기 쉽지 않은 구조다.

라이온즈파크에서 가장 확실한 득점루트는 홈런이다. 짧은 외야 펜스거리는 2루타와 3루타의 생산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삼성의 후반기 반등은 ‘라팍 적자’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듯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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