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유격수’ 박진만 대행의 유격수론 “투수가 편안하게, 기본기부터“

입력 2022-08-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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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진만 감독대행.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대행(46)은 선수시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격수로 통했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때는 응원가 가사에 ‘시간이 지나도 대한민국 최고 유격수’가 들어갔을 정도다. 박 대행과 선수생활을 함께했던 이들은 지금도 그의 수비력에 엄지를 치켜세운다. 올해 삼성의 1차지명 신인 이재현(19)도 박 대행을 롤 모델로 꼽았다.

유격수는 내야의 사령관이자, 센터라인(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의 핵심이다. 어려운 타구를 처리하는 화려함을 먼저 떠올리지만, 평범한 타구라도 착실히 아웃카운트로 연결하는 안정감이 더 중시된다. 과거 박 대행의 수비 안정감은 최고 수준이었다. 낮은 위치의 포구와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속도, 정확한 송구까지 3박자를 모두 갖췄다. 그러다 보니 박 대행이 지도자로서 후배 유격수들을 바라보는 기준점이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박 대행의 ‘유격수론’은 의외로 간단했다. 많은 것을 요구하기보다 ‘기본부터’를 외쳤다. 그는 “유격수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는 플레이”라고 밝혔다. 투수가 모든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엮어낼 수 없기에 야수들의 도움은 필수다. 일반적으로 내야에서 가장 많은 땅볼 타구를 처리해야 하는 유격수라면 더욱 그렇다. 투수가 투구하는 코스에 따라 수비 위치를 조정하고, 바운드를 줄이는 등의 디테일까지 생각해야 한다. 이 같은 기본기는 꾸준한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다.

박 대행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수비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했다(2020~2021시즌 작전코치). 2016년 SK에서 지도자로 첫발을 뗀 뒤 2017년부터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다. 이 때도 선수들에게 높은 기준을 제시하기보다는 탄탄한 기본기에 초점을 맞춰 지도했다. ‘난 했는데, 넌 왜 못 하냐’는 식의 구시대적 지도법과 달랐다.

옛날 방식으로 접근하다가 실패한 스타 출신 지도자들의 사례를 보면, 박 대행의 육성법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고 성장하는 데도 큰 힘이 된다. 실제로 박 대행은 2019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이학주(현 롯데 자이언츠)를 평가할 때도 “10년간 미국에서 뛰며 확실히 보고 배운 게 있더라. 톱클래스 수준의 수비”라며 기를 살려줬다.

박 대행은 “유격수는 기본기다. 화려함보다 안정적인 플레이가 중요하다. 코치로 일할 때도 항상 그 부분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격수가 내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유격수가 안정감을 보여줘야 팀 분위기도 살아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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