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D-2 테마 인터뷰④] ‘원 클럽 맨’ 최철순 “내게 전북 & K리그는?”

입력 2021-02-25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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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최철순. 스포츠동아DB

K리그 판도를 주도한 클럽은 K리그1(1부) 전북 현대다. 최근 4연패를 하는 등 2009년부터 정규리그를 8번 석권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와 FA컵 우승 트로피를 1회씩 들어올렸다.

이 모든 영광을 함께 한 이가 있다. 베테랑 수비수 최철순(34)이다. 2006년 전북 유니폼을 입은 그는 입단 첫 해 ACL 정상까지 경험했으니 11개 트로피를 들어올린 셈이다. 최철순이 함께 하지 못한 우승은 데뷔 이전에 얻은 3차례 FA컵 밖에 없다.

경남 남해를 거쳐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클럽하우스에서 동계훈련을 소화한 최철순에게 2021년은 16번째 맞이하는 시즌이다. 또 한 번 영광을 위해 그는 모든 걸 쏟았다. 부담도 적지 않다. 그는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어떤 위치에 서느냐가 아닌, 고참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클럽 맨’에 대한 생각도 빠트리지 않았다. 겨울이적시장에서 광주FC 여름이 제주 유나이티드로 옮기며 한 팀에서 꾸준히 뛰며 은퇴를 바라보는 선수가 더 줄었다. FC서울의 고요한 정도 남았다.

최철순은 “축구가 담은 수많은 스토리의 한 단락을 책임지는 주인공이 아닐까 생각한다. 계속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다만 ‘원 클럽 맨’은 혼자가 아닌, 주변 모두가 함께 해줬기에 가능한 위치”라며 활짝 웃었다.

결코 쉽진 않았다. 특히 매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전북이라서 더 어려웠다. 큰 폭의 선수단 물갈이에서 버텨내는 고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늘 우승해야 하는 최강 팀이라 생존 걱정이 상당했다.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사실 ‘원 클럽 맨’으로 자신이 남을 것이란 생각은 한 적 없다. 이적도 생각했다. 일본 J리그를 고민했고 오퍼 역시 꾸준했다. 세밀한 일본축구에 자신의 무기인 투지를 접목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 때마다 최강희 감독(상하이 선화)이 “내가 널 그렇게 키워준다”고 제자의 마음을 돌려놨다.

대신 최 감독은 뜻밖의 선물(?)을 듬뿍 안겼다. 생존경쟁이다. 매 시즌마다 전북은 측면을 열심히 보강했다. 좌우 풀백과 맨마킹 요원,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안주할 틈 없이 뛰고 또 뛰었다. “겉으론 웃지만 늘 힘들다. 고마움도 있다. 프로는 경쟁이다. 그 속에서 발전했다. 발전하지 않으면 살 수 없었다.”

주목받지 못한 포지션이지만 후회는 없다. “상대 에이스를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 전북의 맨마킹 자원은 조금만 실수해도 악영향을 끼친다. 긴장이 상당하다. ‘코치쌤’이던 김상식 감독께서 ‘화공(화끈한 공격)’을 강조하는데 동료들은 전진할 것이고, 수비수는 공간을 채우느라 정신없을 거다. 또 부담이 늘었다”며 웃었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최철순의 마지막 꿈은 소박하다. “위대한 전북에서 가장 파이팅과 열정이 넘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남은 시간, 더 많은 스토리를 만들고 싶다. 혹시 날 보며 K리그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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