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에 당첨된다고 모두가 행복할까? 많은 이들은 우선 로또에 맞아 본 다음에 그런지 아닌지 보자고 하겠지만 확실히 로또가 모든 것을 가져다주지는 않는 모양이다. 호주에서 로또에 당첨돼 1000만 호주달러(한화 92억원)의 대박을 맞은 한 가정이 당첨금을 모두 날리고 가정 파산에 이르게 된 사연을 호주 언론이 보도했다. 7일자 호주 일간 데일리 텔레그라프 인터넷판의 보도다. 전처 콜린과 함께 1000만 호주달러의 당첨금을 받은 데이비드 테일러(57)는 복권 당첨 이후 삶이 더욱 불행해졌다. “상금이 우리를 찢어놓았다. 우리는 한 가족이었으나 이제는 돈도 없고 가족도 없다. 상금이 우리를 망쳤다”고 포트 맥쿼리의 자택에서 테일러는 한탄했다. 불행의 시작은 15살짜리 조카 조슈 애스틸의 죽음에서부터 시작된다. 테일러의 아들 윌리엄(15)은 웨스트 헤이븐의 집에서 부모가 숨겨둔 권총을 사촌 조슈에게 자랑했다. 윌리엄은 조슈가 그 총을 “좀 보여달라”고 하자 무심코 건넸다. 이것이 화근이었다. 윌리엄이 조슈에게 넘겼을 때 권총의 안전핀이 풀려 있었다. 오발사고가 났다. 총알은 조슈의 눈을 뚫고 지나갔으며 그는 숨졌다. 윌리엄은 경찰 조사를 받고 무혐의 처리됐다. 대신 테일러 부부가 총기를 안전한 곳에 보관하지 못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오는 10월 포트 맥쿼리 지방법원에 출두해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이들은 조슈의 가족에게 무려 300만 호주달러(27억원)를 물어줘야만 했다. 게다가 불행은 겹으로 찾아왔다. 또 다른 총기 사고가 이들의 당첨금을 또 앗아갔다. 테일러는 투자차원에서 호주 중서부에 있는 한 올리브 농장을 구입했다. 전부터 알고 지내던 이웃 로리 냄 가족에게 운영을 맡겼다. 그런데 올리브 나무 사이에서 자라나고 있던 대마초가 문제가 됐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정부 감독관이 나와 조사를 하는 동안 냄의 아들 팀이 총을 발사해 감독관이 숨지는 참사가 빚어졌다. 그 자리에 있었던 테일러의 절친한 친구들도 부상했다. 팀은 현재 살인 혐의로 감옥에 가 있다. 농장주인 테일러는 사고 수습에 돈을 쏟아 부어야만 했다. 결국 천문학적인 당첨금을 모두 날리고 신세를 한탄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테일러에게 대박과 불행은 이렇게 예고 없이 왔다가 갔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