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신무기’스플리터뜬다…김광현, WBC서첫선

입력 2009-02-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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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WBC 1

“하와이 가기 전에 변화구하고 스플리터도 체크했어.”(김성근 감독) “스플리터도 던지나 봐요?” (기자) “혼자 만지작거리고 있던데.” (김성근 감독) 김성근 감독 특유의 ‘선문답’이지만 직접 체크를 했고, 던지는 걸 지켜봤다니 새 구종 장착에 돌입한 확실한 정황 증거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과 대만은 스플리터 장착으로 진화한 김광현(21)과 만날 것 같다. 대한민국 에이스로 통하는 김광현이지만 레퍼토리는 단순하다는 게 SK의 중평이다. 직구와 슬라이더 외에 커브와 체인지업을 던지지만 본인도 밝혔듯 슬라이더 말고 다른 변화구는 거의 안 던진다. 그래서 김광현이 부러워하는 투수가 KIA 윤석민이다. “보통 투수가 커브면 커브, 슬라이더면 슬라이더 한 구질만 잘 던지는데 (윤)석민 형은 둘 다 컨트롤이 되고, 위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워낙 직구 위력이 있는데다, 슬라이더의 경우 느린 것과 빠른 것을 섞는 완급 피칭으로 김광현은 프로야구를 평정했다. 그럼에도 김광현은 스플리터 장착에 도전했다. 왜일까. ○스플리터는 무엇인가? 한국 최고의 투수 이론가로 꼽히는 양상문 WBC 대표팀 투수코치는 스플리터에 대해 “변형 포크볼, 흔히 반 포크볼이라 부르는 구질이다. 포크볼보다 손가락 간격을 좁게 해서 세게 잡는 그립이기에 떨어지는 각은 작지만, 스피드는 더 빠르다”고 정의했다. 사실 한국에서 포크볼로 분류되는 공도 알고 보면 스플리터에 속한다고 양 코치는 정리했다. 체질적으로 한국 투수들은 손가락이 짧기 때문이다. 롯데 손민한, 두산 정재훈, 삼성 정현욱 등이 이에 속한다. 메이저리그에선 포크볼, 싱커 등을 묶어서 스플리터로 통칭한다. 포크볼은 일본야구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양 코치에 따르면 세계야구의 트렌드는 스플리터에서 서클 체인지업으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한다. 스플리터는 볼의 회전이 직구와 쉽게 구별되는 반면 서클 체인지업은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가 류현진(한화)의 체인지업이다. 그러나 구속은 스플리터가 우위다. ○왜 스플리터를 던질까? 데뷔 초기 김광현의 하드웨어는 배리 지토(샌프란시스코)와 닮았다는 얘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랜디 존슨(샌프란시스코) 유형이라고 SK에선 평한다. 직구-슬라이더의 구속과 완급조절이 출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뭐가 아쉬워서 스플리터까지 욕심낼까. 양 코치의 분석에 힌트가 숨어있는데 “좌투수가 스플리터를 던지면 우투수보다 더 위력적”이어서다. “우투수의 스플리터가 홈플레이트에서 90도로 꺾이는 반면 좌완은 팔의 궤적상, (우타자 기준) 더 바깥 각도로 흘러나간다”고 양 코치는 설명했다. 다시 말해 우타자 상대로 요긴한 구질이란 의미가 된다. 땅볼 유도 증가는 당연한 귀결이다. ‘일본 킬러’로 각인된 김광현이지만 투구수 제한에 걸리는 WBC에선 전천후 등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슬라이더만 경계할 일본과 대만 우타자들 앞에 3월 도쿄돔에서 또 하나의 충격과 공포가 준비되고 있다. ◆ 스플리터란 스플리터는 ‘스플릿 핑거드 패스트볼(Split-Fingered Fastball)’의 약어로 검지와 중지 사이에 공을 끼워 잡고 던지는 구종이다. ‘SF볼’, ‘반포크볼’ 등으로도 불린다. 스플리터는 패스트볼보다 구속은 약 10km가량 떨어지지만 체인지업의 ‘타이밍 뺏기’와 싱커의 ‘가라앉음’이 혼합돼 있다. 포크볼에 비해 낙차는 적지만 스피드가 좋고 각은 더 예리하다.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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