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편지]아차하는순간에날아간금메달

입력 2009-03-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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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 학생들이 편 먹고 달리는 400m 계주는 단연 가을 운동회의 꽃이었습니다. 선수들이 바통을 놓치거나 넘어지는 돌발변수가 다반사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막판 경합과 역전이 참 볼 만했거든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육상 400m 계주에서도 대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이 종목에서 무려 15번이나 금메달을 차지했던 미국을 누르고 영국이 우승을 했던 것입니다. 당시 미국팀은 100m 금메달리스트 저스틴 게이틀린과 인간 탄환으로 불리우던 모리스 그린 등 9초대의 쟁쟁한 스타들로 구성돼있었습니다. 반면 영국팀 멤버들은 모두 100m 결선에도 오르지 못한 무명 선수들이었지요. 승부는 바통 터치에서 결정났습니다. 피나는 연습으로 완벽한 호흡을 맞춘 영국이 미국의 스타군단을 간발의 차이로 눌렀습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바통의 저주는 되풀이 됐습니다. 이번에는 미국이 남녀계주 모두 결선진출 조차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남녀 400m 계주 준결승에서 미국의 마지막 주자인 타이슨 게이와 로린 윌리엄스가 나란히 바통을 놓치는 믿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던 것입니다. 연거푸 낭패를 본 미국 육상계는 실수였다고 그냥 웃어넘길 수 없게 됐습니다. 고질적인 스타 시스템의 부작용과 함께 팀워크 정신이 해이해진 것을 인정했습니다. 자기가 맡은 100m를 역주하고 나서 동료에게 그 성과를 제대로 전달해야 합니다. 바통을 이어받은 사람 또한 확실하게 인계받아야겠지요. 개인기만 믿다가 아차하는 순간에 바통을 떨어뜨리면 천하제일의 스타군단도 한순간에 무너지고 맙니다. 연습하지 않는 팀에게 바통의 저주는 어김없이 적용됩니다. 글쓴 이 : 이규창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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