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수레바퀴속바이러스들

입력 2009-04-29 21: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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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문명을정복한천연두,나폴레옹무릎꿇린황열병
인류의 역사는 바이러스와 함께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로 인해 목숨을 잃었고, 이는 때로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천연두 바이러스는 가장 많은 사람을 앗아간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전염병 분야 권위자 마이클 올드스톤 박사는 저서 ‘바이러스, 유행병과 역사’를 통해 천연두 바이러스가 3억 명이 넘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 갔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16세기 인구 수백만 명에 불과한 스페인이 수천만 명이 살고 있던 중남미의 아즈텍, 잉카 문명을 정복한 게 천연두 바이러스의 결과다. 19세기 초에는 황열병이 무시무시한 존재였다. 나폴레옹은 당시 프랑스령이던 서인도제도 아이티에서 발생한 흑인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2만5000명의 병력을 보냈지만 85%가 넘는 2만2000명이 황열병으로 사망하고,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세계 1차 대전이 한창이던 1918년에는 스페인 독감이 발병해 2년 동안 2500∼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는 14세기 중기 흑사병이 유럽 전역을 휩쓸 때 보다 더 많은 사망 숫자다. 스페인 독감은 프랑스 주둔 미군 병영에서 열병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정확하게 언제 어디서 시작했는지는 불명확하다. 이어 등장한 것 에이즈(AIDS). 에이즈는 1981년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에서 로스엔젤레스의 남성 동성애자 5명을 보고하면서 공식적으로 알려졌다.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는 1997년 홍콩을 강타했다. 2002년에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중국 남부에 나타났다. 사스는 중국 당국이 초기 발병 사실을 은폐하면서 전 세계적인 유행병으로 퍼졌다. 이길상 기자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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