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앞에선‘뒷돈근절!’뒤에선‘뒷돈제공?’

입력 2009-07-1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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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현. 스포츠동아DB

앞뒤안맞는오리온스심용섭단장
대구 오리온스 심용섭 단장은 심지가 굳고, 확실한 일처리 능력으로 프로농구계에 정평이 나 있다. KBL의 한 인사는 “심 단장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보면 ‘철두철미하다’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완벽을 기한다”고 말했다. 그런 뒤 “김승현의 연봉조정도 심 단장의 머릿속 계산대로 진행됐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승현이 별도의 보너스 없이 KBL의 연봉조정안대로 6억원에 사인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심 단장의 철저한 계획 하에서 이루어져 김승현이 ‘완패’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일처리 능력을 자랑하는 심 단장은 두 시즌 전 KBL 샐러리캡 조사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선수들의 연봉에 대한 ‘뒷돈’ 거래 근절에 앞장섰다. 뒷돈을 정리하기 위한 ‘정리금’ 도입을 논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며 자정운동에 나섰다.

그러나 심 단장이 샐러리캡 조사위원회에서 활동할 당시에도 김승현에게 연봉 이외의 뒷돈을 줬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김승현의 아버지가 몇몇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대로라면 샐러리캡 조사위원회에 참석해 ‘검은 거래 근절’을 외치면서도 구단으로 복귀해서는 소속 선수에게 뒷돈을 제공한 셈이 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심 단장은 자가당착에 빠진다.

심 단장은 김승현과 이면계약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승현도 마찬가지다. 심 단장이 떳떳하다면 KBL에 김승현이 제출했다는 서류를 직접 공개하고, 해명하면 된다. 기자회견에서 “계약서는 하나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던 심 단장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도 조용히 움츠리고 있는 이유가 궁금할 따름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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