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와인,그것이통한다…와인가‘3S트렌드열풍’

입력 2009-08-2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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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시장에 3S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다. Storytelling(스토리 텔링)’의 대표 주자인 미셸 린치(위)와 Sweet(달콤한)열풍의 주역인 모스카토 와인 간치아의 포스터사진제공|동원와인플러스, 금양인터내셔날

 

Sweet:모스카토달콤한열풍Storytelling:생소한덕혼,‘오바마와인’으로돌풍Sale:곳곳할인행사‘와인대중속으로’
2009년 국내 와인 시장은 예년과는 다른 독특한 양상이다. 경기 침체가 야기한 와인 소비의 위축 속에서 3S 트렌드가 새롭게 시장을 이끌고 있다. Sweet(달콤한), Storytelling(이야기가 있는), Sale(할인 판매)가 그 것. 다른 와인들이 고전하는 데 반해 이들 3S 와인은 상대적으로 눈에 띄는 활약을 하고 있다. 현재 와인 시장을 움직이는 힘이라 불릴 만하다.

○Sweet

달콤한 와인의 강세다. 달콤한 와인은 그동안 소비층이 일부 젊은 여성이나 데이트하는 연인으로 한정돼 있어 크게 성장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변화의 주인공은 모스카토 와인.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에서 생산하는 모스카토 와인은 폭발적인 수요의 증가세를 보였다. 금양인터내셔날 김상미 대리는 “모스카토가 너무 잘 팔린다. 모스카토 와인을 생산하는 ‘간치아’는 1년 만에 우리 회사 대표 브랜드가 됐다. 정확한 수치는 집계해봐야 알겠지만 지난해 대비 10배 이상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모스카토의 인기는 할인마트에서 판매하는 수많은 모스카토 와인을 보면 확연해진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15종을 진열 판매하던 모스카토 와인의 숫자가 올해는 22∼23종까지 늘어났다.

소비자들이 그만큼 많이 찾는다는 얘기다. ‘오비콰 내츄럴 스위트’의 인기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할인마트에서 14만병이 팔린 오비콰는 올 상반기에만 8만병 이상 나갔다. 수입사 길진인터내셔날 홍석우 부장은 “와인 시장이 어려운 가운데서 오비콰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15%%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싼 가격(8500원)과 달콤한 맛에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Storytelling

경기가 어려울수록 와인의 이름과 맛으로만 소비자들의 ‘간택’을 받기는 힘들다. 물론 맛이 있으면 그 와인을 맛본 소비자는 다시 찾겠지만 우선 그 와인을 선택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이 때문에 수입사들은 와인을 일단 마시게 만드는 방법으로 ‘스토리 텔링’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와인에 이야기를 만들어 어려운 와인 이름보다 머리 속에 바로 새겨지는 이야기로 어필하는 방법이다. ‘덕혼’이 대표적인 경우다. 수입사 나라식품은 ‘덕혼’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대통령 취임식 와인으로 선택되자 바로 ‘오바마 와인’으로 마케팅을 시작했고, 효과를 봤다. ‘덕혼’이라는 생소한 이름 대신 오바마 미 대통령이 마셨다는 이야기를 담은 게 소비자들의 마음에 깊이 각인됐다는 게 수입사 측 설명이다.

‘미셸 린치’도 스토리 텔링 와인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미셸 린치’는 원래 ‘가난한 자들을 위한 무통 로칠드’로 프랑스에서 마케팅을 한 와인. 그런데 와이너리 오너의 아들 장 샤를 카즈가 올 초 국내 와인 론칭을 위해 내한했을 때 “가난한 사람들이 무슨 돈이 있어서 와인을 마시냐. 나는 ‘현명한 자들의 와인’으로 만들고 싶다”고 얘기했고, 수입사 동원와인플러스는 즉시 이를 스토리 텔링에 이용했다. 동원와인플러스 권광조 실장은 “미셸 린치를 ‘현명한 자들의 와인’으로 마케팅 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 우리 회사 대표 와인이 됐다”고 말했다.

○Sale

올 와인 시장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할인 판매다. 숫자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할인 행사가 2009년 시작과 더불어 계속 이어졌다. 할인 행사만 찾아다니면 1년 내내 정상가가 아닌 할인된 가격에 와인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 물론 할인 행사가 예년에도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할인 행사 판’이다. 와인21닷컴 최성순 대표는 “올해 와인 세일은 정말 대단하다. 할인마트는 심할 정도로 세일을 했다. ‘1+1’ 행사도 있었고, 할인 방법도 다양했다. 와인숍도 앞 다퉈 할인 행사를 했다. 와인21닷컴 홈페이지에 확인할 수 있는 할인 행사만도 끊이질 않는다. 소비자들은 와인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좋았을 거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양상은 소비자들의 구매 촉진과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와인수입사 전략의 산물이다. 할인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은 닫힌 지갑을 열고, 수입사들은 창고 재고를 정리하면서 들어 온 현금으로 숨통을 틀 수 있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와인을 싸게 살 수 있으니까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친 할인 행사는 와인 시장의 정상적인 순환 구조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게 수입사들의 생각이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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