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포항.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분요드코르가 원정을 올 때 전세기를 띄운대요. 그래서 우린 비즈니스 클래스로 바꿨죠.”

일종의 기 싸움이다. 부산을 꺾고 올 시즌 컵 대회 정상에 오른 포항은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23일)을 위해 19일 출국 길에 오른다. 그런데 예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다. 선수단 25명의 항공편이 이코노미에서 비즈니스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 선수단 사기 진작을 위한 작은 투자로 볼 수 있지만 실은 ‘자존심 대결’이란 측면이 보다 강했다. 분요드코르가 2차전 포항 원정(30일)을 올 때 응원단까지 150명을 태운 전세기를 띄운다는 소식을 접한 포항 김태만 사장은 곧장 구단 프런트에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 구입을 지시했다.

포항은 올해 전 세계적인 경기 한파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했다. 원정 숙소로 썼던 5성급 호텔은 4성급으로 떨어졌고, 웬만한 거리는 비행편이 아닌 구단 버스나 열차로 이동했다. 호주, 일본 등으로 챔스리그 원정을 갈 때도 이코노미를 탔다. 그래도 선수단은 싱글벙글이었다.

포항 박창현 수석코치는 “역시 성적은 좋고 봐야 한다. 비즈니스 클래스를 몇 년 만에 타보는지 모르겠다. 이런 작은 배려가 꼭 성적으로 이어진다”며 웃었다. 김 사장도 “분요드코르 스콜라리 감독의 연봉이 240억원이다. 또 그들이 전세기까지 동원하는데, 우리 선수들을 기죽게 할 수 없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포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