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경력도 없는 日코치… 영입만이 능사?

입력 2009-1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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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지난 시즌 가토(왼쪽)코치를 비롯해 전체 12명 중 4명이 일본인코치여서 덕아웃에서 일본어를 듣는 일이 아주 흔했다.스포츠동아 DB

국내 프로야구 일본인 코치 영입 붐 어떻게 볼 것인가
삼성 오치아이·타네다 코치 영입
지도 경험 없어…한국이 실험대?
SK 4명 보유 ‘日색깔’ 너무 강해
능력있는 국내코치들 설 곳 없어


한국프로야구에 일본인 코치가 부쩍 늘고 있다. 시즌 종료와 동시에 시작된 각 팀의 전력보강 및 코칭스태프 개편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SK와 삼성을 중심으로 일본인 코치 영입이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삼성은 26일 일본인 오치아이 에이지(40) 투수코치, 타네다 히토시(38) 타격코치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투수와 타격은 물론 배터리코치까지 일본인으로 채운 SK에 이은 또 한편의 ‘왜색 야구’ 덧칠이다. SK와 삼성 모두 ‘일본통’으로 분류되는 김성근 감독과 선동열 감독이 이같은 코치진 개편을 주도했다. 한국프로야구의 수준은 나날이 향상되고 국제적으로도 성과를 검증받고 있는 현실에 반해 일본인 코치의 국내 취업은 과거 어느 때보다 활발한 현상을 과연 어떻게 보아야 할까.


○한국야구가 일본인 코치의 구직소개소?

오치아이는 선동열 감독이 주니치에서 마무리로 활약하던 시절 우완 셋업맨이었다. 1991년 주니치에 입단해 2006년 은퇴할 때까지 16년간 통산 37승45패24세이브, 방어율 3.20의 성적을 남겼다. 선 감독과의 인연으로 2007년 삼성에서 3개월간 코치 연수를 받기도 했지만 이후 일본에서는 이렇다할 코치 경력을 쌓지 못했다.

주니치∼요코하마∼세이부에서 2루수로 뛴 타네다(통산 1434경기 출장·타율 0.264·1102안타·71홈런·401타점) 역시 2007년 은퇴 후 TV 해설자로만 활동했을 뿐 코치 경력은 전무하다. 그럼에도 오치아이와 타네다는 전력의 양대축인 투수진과 타격을 맡는다. 한마디로 실험적 성격이 짙은 인선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

이에 비하면 SK는 경력과 실력을 나름 인정받은 일본인 코치들을 대거 영입한 케이스다. 1군에 가토 하지메 투수코치, 세키가와 고이치 타격코치,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코치를 임명했다. 2군에도 아카호리 모토유키 투수코치를 배치했다. 가토를 제외하고는 모두 새 얼굴들이다.

이로써 SK는 올 시즌에 이어 내년 시즌에도 4명의 일본인 코치를 고용하게 됐다. 다만 1군의 핵심 보직을 일본인 코치들이 독점함에 따라 기능적인 측면을 벗어난 부작용도 우려된다. 진작부터 ‘SK 1군의 공용어는 일본어’라는 볼멘소리가 팀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소외감’ 또는 ‘역차별’을 의미한다.


○실력차는 없다!
일본인 코치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A감독은 “이젠 한국 코치들의 능력도 뛰어나다. 옛날보다 선진야구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늘었고, 대부분 현역시절 뛰어난 기량을 자랑했던 까닭에 지도자로 변신해서도 경험에 최신 지식을 접목해 선수들을 잘 이끈다”고 지적했다. 즉, 다른 분야처럼 야구에서도 글로벌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국내 지도자들의 수준과 눈높이도 괄목상대했다는 얘기다.

B감독은 한걸음 더 나아가 “SK가 2년 연속 우승하면서도 야구팬들의 폭넓은 사랑을 얻는 데는 한계를 드러냈는데 이유 중 하나는 일본야구의 색깔이 너무 강하다는 인식 때문이다”며 “능력 있는 국내 지도자들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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