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수목퀸 3파전 집중해부] 뒤집고 비틀고…‘신데렐라’의 재구성

입력 2010-04-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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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드라마 ‘신데렐라 언니’ 포스터 [사진제공=KBS]

■ 원작과 무엇이 다른가

‘신데렐라 언니’는 동화로 친숙한 ‘신데렐라’를 뒤집고, 비틀고, 쥐어짠 전혀 신데렐라답지 않은 신데렐라 이야기이다.

신데렐라는 유럽의 구전 이야기로 전 세계에 100여개가 넘는 버전이 있다고 한다. 그 중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프랑스 동화작가 샤를 페로가 쓴 ‘거위 아주머니 이야기’에 나오는 신데렐라 이야기이다.

신데렐라 버전 중에는 동화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잔혹한 내용들도 있다. 언니들이 유리구두를 신기 위해 발가락과 뒤꿈치를 잘라내는가 하면 새들이 이들의 눈을 파먹는 장면도 나온다.

그런 점에서 드라마 신데렐라는 이른바 잔혹 버전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할 수 있다. “사는 게 지긋지긋해”라고 읊는 은조의 대사에는 신데렐라 언니로 산다는 데 대한, 불공평하고 어두움뿐인 삶에 대한 피로와 고통이 절절히 배어난다. 신데렐라가 아닌 언니에 초점을 맞춘 것부터 원작에 대한 짜릿한 비틀기이다.

이에 비해 ‘개인의 취향’은 2007년 이새인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드라마에서는 ‘맑게 개인 날 태어났다고’ 해서 ‘개인’인 주인공의 소설 속 이름은 박우민. 또한 드라마에서는 가구 디자이너지만 소설에서는 인형 제작이 직업이다. 털털한 모습이지만 화장을 하면 초특급 미녀로 변신하는 능력(?)이 있다. 에피소드 위주의 원작을 드라마로 재구성하면서 느낌과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검사 프린세스’는 따로 원작은 없지만 방영 전부터 할리우드 영화 ‘금발이 너무해’와 비교됐다. 이 영화는 ‘금발은 곧 백치미의 상징’이라는 세상의 편견을 잠재우고 여주인공이 법대에서 인정받는 코믹 청춘물.

좌충우돌 사고뭉치 검사 마혜리와 하버드 법대의 공부벌레들 사이에서 분투하는 엘리 우즈는 여러모로 닮았다. 일종의 성장캐릭터라는 점도 그렇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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