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게임산업 '어디로 가나'

입력 2010-04-26 18:51:51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불규칙적인 변수 많아.. 시장 잠재 가능성은 '폭발적'
스마트폰 '붐'이다. SK텔레콤이 올해 안에 HD2, 갤럭시, 엑스페리아 X10 등 10개의 스마트폰을 출시한다고 최근 발표한 바 있으며 KT와 LGT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피처폰의 OS였던 WIPI가 대거 축소되고 내년이면 스마트폰의 전성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국내 모바일 시장이 바뀌면서 '데이터 콘텐츠의 꽃'이라고 하는 게임 쪽도 일대 변화가 불가피할 예정이다. 다만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심의, 게임법 통과 유무, 글로벌 화 등 거대한 변수가 곳곳에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WIPI 의무화, 자체적인 에코 시스템과 퀄리티 키워>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국내 모바일 게임업계에서 시행하던 'WIPI 의무화'를 꼬집어 왔다. 스마트폰의 봉쇄와 함께 국내 시장을 고립시키는 '무지한 정책'이라는 독설도 틈틈이 나왔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WIPI 의무화는 국내 게임시장 내에서 CP들에게 오픈마켓 보다 안정된 수입 창출과 동시에 시장 전체에서 저 퀄리티 현상을 막아내는 순기능도 있었다. 이동통신사의 벽이 높아 진출이 어려웠지만 이는 메이저 업체들과의 제휴로 해결이 가능했고, 일단 들어서기만 하면 어느 정도의 매출은 발생시킬 수 있었다.

특히 WIPI는 그 도입 취지에 맞게끔 수많은 휴대전화에 대응하기 쉬웠다. 이통사 별로, 휴대전화 화면 사이즈 별로 고쳐야 하긴 했지만 과거보다 훨씬 수정하기 용이했던 것. 이동통신사의 평가단 시스템 또한 초반에 둘쑥날쑥한 기준으로 문제점이 지적됐지만 갈수록 안정화되는 중이었다.

실제로 각종 강연회 등에서 컴투스 관계자가 '국내 피처폰 시장은 나름의 훌륭한 에코시스템이 가동되던 시장이었다'라고 털어놓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모바일 게임의 세계화, 한국 게임의 위상 높아>

그런 가운데 지난해 말 아이폰의 출시와 함께 스마트폰 붐이 일어났고, 국내에서도 많은 업체들이 세계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WIPI 의무화로 '그 동안 세계 시장과 겨룰 면역력이 떨어졌을 것이다'라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있지만, 결과는 오히려 반대에 가까웠다.

국내에서 국내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동안, 국내 모바일 게임의 퀄리티는 무섭도록 올라갔다. 이동통신사의 평가단 시스템, 그리고 높아진 게이머들의 눈높이를 개발사들이 채워나가면서 국내 모바일 게임은 압도적인 퀄리티의 성장을 보인 것이다.

때문에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들은 출시하는 족족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컴투스, 게임빌 같은 이름난 모바일 게임사들이 게임을 출시하면서 상위 랭크에 등장하는 가 하면 이동통신사(SKT : 네이트 게임) 등을 통해 해외에 나간 업체들도 승승장구 하고 있다.

이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각종 노하우를 쌓아올린 결과다. 전문가들은 플레이 타임도 1시간 미만, 간단한 게임 위주로 출시되던 해외 시장에서 전문 콘솔 게임기 수준의 플레이 타임과 게임성을 보이는 국내 게임 업체의 게임, 게임빌의 '제노니아'나 컴투스의 '헤비거너 3D' 등의 부각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안개 속.. 향후 미래는 예측불가>

하지만 국내의 모바일 게임들이 해외에서 승승장구하는 것도 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의 이야기다. 오히려 활발하게 에코시스템으로 돌아가던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아직도 안개 정국이다.

KT와 SKT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국내 오픈마켓은 아직까지 시장성이 갖추어지지 않았고, 국내 게이머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국내 오픈마켓을 제외한 게임 카테고리로는 접근할 수가 없다. 여기에 에코시스템으로 진행되던 피처폰은 갈 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즉, 국내 게이머들이 게임을 살 공간도, 게임사들이 게임을 팔 공간도 없다. 연간 3천억 원에 이르는 거대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강제로 와해될 지경에 놓였으며 게이머들도 불법으로 해외 경로를 통해 다운받아 '범법자'가 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의 게임 카테고리가 닫힌 원흉인 '게임 심의'를 자율화 하기 위한 문화부의 노력, 그리고 WIPI 처럼 표준화 하자는 이통사 통합 오픈마켓 등이 거론중이다.

하지만 이같은 과정도 쉽지 않다. 여성가족부 측이 게임 산업을 죽이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고 선거 정국과 관련해 게임법 통과도 쉽지 않다. 각종 학부모 단체의 '묻지마' 식 반발도 변수다. 각종 변수에 의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내년까지도 뾰족한 대책 없이 와해되어갈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책도 없이 WIPI 의무화를 폐지하고 사업을 진행해 세계 최고 수준의 개발력을 가진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만 죽어나게 생겼다"며 "조속한 해결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도 충분히 CP들이 살아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 게임이 국내 오픈마켓 시장이 아니라 해외를 통해 돌면 국가적으로도 세금 손해가 발생한다"며 "게임을 유해매체로 판단해 규제하려고만 하지 말고 수출을 하고, 세계로 한국 문화가 전파되도록 정부가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조학동 게임동아 기자 (igelau@gamedonga.co.kr)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