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떠나 해외로..개발사 삼키기 등 서비스 관행이 변하다
국내의 게임 시장은 이미 5년여 전부터 포화 상태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을 받아왔다. '아이온' 등 몇몇 작품을 빼면 '신작들의 무덤'이라고 할 만큼 성공작이 희귀하고, 실제로 많은 선점 게임으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온라인 게임이 성공하기 어려운 나라 중 하나가 되어버린 상황이다.

이러한 국내 상황에 맞추어 게임업계의 서비스 전략도 바뀌고 있다. 따로 신규 게임을 서비스하지 않고 풍부한 자금으로 이미 성공한 개발사를 사들여 발전을 꾀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글로벌 합동 서비스 포털을 만드는 기업, 해외에서 먼저 서비스를 진행하는 기업 등 서비스 형태가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국내 대표 토종 게임기업인 엔씨소프트는 한동안 한국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던 과거의 관행을 깨고 콘텐츠의 성격에 따라 해외 출시와 국내 출시를 병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길드워'와 같이 유럽이나 북미 등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파티 형 전투 온라인 게임은 북미나 유럽 위주로 서비스를 우선 진행하며, 한국 서비스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반면에 '아이온'을 비롯해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리니지' 식 후속작은 국내에서 먼저 출시하는 식이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드래고니카'라는 캐주얼 온라인 게임을 3년여의 개발 기간을 거쳐 유럽, 북미, 동남아 등 해외 11개국에 우선 수출하고 난 후에야 한국으로 들여오기도 했고, '스틸독' 처럼 실험적인 작품은 한국에서 과감히 부딪히는 방식도 병행 중이다.

이러한 서비스 방식은 최근 들어 빛을 발하고 있다. 각 나라에 맞는 콘텐츠를 별도로 만들어 서비스 하고, 이미 선점되어 성공할 확률이 희박한 캐주얼 게임은 해외에서 충분히 검증해서 들여오는 등 전략적으로 대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업 전략과 '길드워2' '블레이드 앤 소울' 등의 걸출한 차기작으로 인해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상황이다.

반대로 넥슨은 국내 서비스나 해외 서비스 확장에 있어서 '잘하는 놈을 삼킨다'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부각을 나타내고 있는 게임의 개발사들을 눈여겨 봐뒀다가 한번에 삼키는 식이다. 실제로 넥슨은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아틀란티카'의 개발사인 엔도어즈를 삼킨 바 있고, 국내 1위 FPS 게임이라는 '서든어택' 개발사인 게임하이 또한 인수 합병하면서 게임 시장에 파란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비단 넥슨 뿐만 아니라 NHN이 웹젠을, 네오위즈게임즈가 씨알스페이스를 인수하는 등 게임업계에는 M&A 열풍이 부는 중이다. 이러한 서비스 진행 방식은 검증된 수익원을 삼켜 회사의 몸집을 불리는 측면도 있지만 중국 등 해외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국내 게임 기업 삼키기에 대비하는 모습으로 평가되고 있기도 하다.

위의 경우와 달리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글로벌 서비스 포털을 만들어 대응하는 게임기업들도 있다.

엔플레버와 이온소프트는 지난 5월19일 글로벌 게임포털인 'G포테이토'를 열었다. G포테이토는 갈라그룹의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배수의 진을 친 게임 포털로 우선 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립하는 것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웹젠 또한 글로벌 게임포털 웹젠닷컴을 통해 이미 180여 개국에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NHN의 자회사로 편입된 웹젠은 해외의 인지도를 살려 공격적인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해나갈 예정이며 소노브이 또한 '놀토'를, 조이맥스도 조이맥스닷컴을 설립해 본격적인 경쟁 체제에 뛰어들고 있다.



이외에도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게임 서비스에 승부를 거는 기업들도 있다. 최근 라이브플렉스는 일본의 유명 성인 비디오 배우인 '아오이 소라'를 홍보 모델로 발탁해 파격 마케팅을 선보인 바 있으며, 아이템매니아는 '아이템 거래 인정'을 슬로건으로 걸어 게임업계에서 지탄받기도 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 한 게임 서비스 담당자는 "최근 보여지는 게임업계의 서비스 모습은 '성공 확률 높이기'에 중점을 둔 치열한 경쟁의 한 형태로 보여진다"라며 "한국 이외의 국가에서도 서서히 이러한 서비스의 모습이 보여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학동 게임동아 기자 (igelau@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