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과 칭찬…대화와 소통…홍명보 “난, 선수들의 멘토”

입력 2011-11-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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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국가대표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올림픽팀 홍명보감독이 말하는 ‘그의 리더십’

“잘하는 선수가 아닌, 좋은 선수 키우고 싶어”


2012런던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홍명보(42·사진) 감독은 제자들에게 ‘선수 이상의 자질’을 강조한다. 잘하는 선수가 아닌, 먼저 좋은 선수가 되길 희망한다.

홍 감독은 올림픽팀의 남해 전지훈련이 진행 중인 7일 밤, 스포츠동아와 단독으로 마주한 자리에서 선수들이 편안히 다가설 수 있는 멘토 역할까지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라운드 실력을 키워주는 것 못지않게 내면까지 이끌어주고 보듬어주는 것도 필요하단 생각입니다. 그게 멘토 역할일 수도 있고요.”


● 존중과 칭찬

겸손함과 존중. 홍 감독이 항상 제자들에게 주지시키는 부분이다. 사실 올림픽팀에 발탁된 선수들은 또래 중 최고의 축구 실력을 갖췄다고 인정받는다. 하지만 선수 이전에 사회 구성원임을 일깨워주려 한다. “대접 받으려면 존중할 줄 알아야 해요. 축구 선수도 마찬가지죠.”

경험에서 우러나왔다. 가장 화려한 스타로 기억되지만 대학 3학년 때까진 ‘그저 그런’ 한 명일 뿐이었다. 흔한 청소년대표, 올림픽대표를 거친 적도 없다. 스타 인증을 받은 후에도 태도가 달라지지 않았다. 2군 선수들과 맥주 한 잔을 하는 것도 소중한 일과였다.

“(인정 못 받는)아픔을 알아요. 학창 시절, ‘축구 관두라’는 감독님 말이 언제 나올지 항상 두려웠으니까요. 칭찬 받고 싶은 제자들의 마음을 잘 알죠.”

그렇다보니 홍 감독의 지도법 핵심 키워드도 ‘존중’이다. ‘야’, ‘자식’ 등 제자들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호칭을 삼간다. 당장 문제가 보여도 일단 기다린다. 대신 실수하다 한 번 잘했을 때 크게 호명한 뒤 엄지를 치켜세운다. 선수의 사기가 급상승함은 물론이다. 이 방식은 2009년 U-20 청소년대표팀, 작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이어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는 말은 홍명보호에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 소통과 커뮤니케이션

홍명보호의 특징은 또 있다. 끝없는 대화를 통한 아이디어 교환이다. 이는 코칭스태프뿐 아니라 선수들까지 해당된다. 홍 감독이 2006독일월드컵 코치시절 보좌했던 딕 아드보카트 전 감독과 핌 베어벡 전 수석코치에게 물려받은 위대한 유산이다.

권위로 억누르는 법은 없다. 의견 묵살도 없다. 일방적 지시를 기계처럼 따르는 분위기가 아니다. 최대한 소통하려 한다. 남해 전훈에서도 수시로 제자의 생각을 물었다. “난 이렇게 생각하는데, 여러 분은 어떻게 보지?”

홍 감독은 최종 결정권자일 뿐, 의견은 누구나 자유자재로 내놓을 수 있다.

“간혹 엉뚱한 답을 하는 친구들도 있죠. 그 때 무안을 주면 나중에 좋은 생각이 떠올라도 얘기할 수 없어요. 아예 입을 닫죠. 감독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요.”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통한 소통은 ‘이렇다할’ 스타가 없는 올림픽 팀의 가장 큰 무기 중 하나다.

남해|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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