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역습땐 스페인 고전
체력고갈 伊, 獨에 열세 예상
체력고갈 伊, 獨에 열세 예상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대결에서 전력상 앞서 있는 쪽은 분명 스페인이다. ‘이 시대의 팀’ 스페인은 불가능한 고지처럼 간주됐던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지금껏 순서에 관계없이 월드컵과 대륙 선수권을 2연속 제패한 팀도 스페인을 포함해 단 네 팀(다른 주인공은 서독 프랑스 브라질)에 불과했다.
그러나 실상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은 생각만큼 화끈하지는 않다. 스페인의 이른바 ‘위장 공격수(false nine)’는 리오넬 메시를 앞세우는 작금의 바르셀로나(바르사)는 물론이고 프란체스코 토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에게 각각 그 역할을 맡겼던 과거의 AS로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그것만큼 위력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이는 세스크 파브레가스(바르사)가 지닌 한계와 더불어 이 전술 및 스페인식 축구에 대한 상대 팀들의 면역과 내성이 증가한 까닭이다. 측면 활용의 폭이 좁은 데다 ‘진짜 9번’ 페르난도 토레스(첼시)도 여전히 들쭉날쭉한 상태다.
강인한 포백과 만만찮은 중앙 미드필더를 보유한 포르투갈이야말로 스페인을 상대하기에 알맞은 적수일 수 있다. 미겔 벨로주(제노아)가 스페인의 위장 공격수를 적절히 괴롭히고 주앙 모티뉴(포르투)가 과거의 플레이메이커 데쿠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기만 한다면, 호날두와 나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역습을 보유한 포르투갈은 스페인에 꽤나 까다로운 테스트를 제공할 공산이 크다.
‘스페인 천하’를 가로막을 유력한 후보로 손꼽혀온 독일은 이번 대회에 참여한 모든 팀 가운데 가장 다양한 방식으로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특유의 신체조건이 건재한 데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위력을 떨친 치명적 역습 능력, 여기에 메주트 외칠(레알 마드리드)을 중심으로 하는 세밀함과 예측 불가능성이 증가했다. 스리톱 전체를 통째로 바꿔 기용할 수 있으리만치 선수층도 풍부하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바이에른 뮌헨)의 몸 상태만이 거의 유일한 우려 사항이라 할 만하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 아주대 겸임교수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 아주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