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아시아 변방으로 전락한 한국축구의 외교력

입력 2012-07-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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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한국시간) 찾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외곽 부킷자릴에 위치한 아시아축구연맹(AFC)하우스. 마침 이곳에서는 AFC집행위원회가 열리고 있었다. 하지만 외부인 출입은 통제됐다. 전날(18일)만 해도 본부 내 풋살구장까지는 출입을 허용했으나 중대사안을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철저한 보안이 필요하다는 게 AFC의 설명. 사전 약속 없이 무작정 찾은 중동 기자들도 굳게 잠긴 정문을 바라보며 발걸음을 돌렸다.

오히려 집행위 본부가 마련된 콸라룸푸르 부킷빈탕에 있는 메리어트호텔을 찾는 편이 AFC 인사들과 접촉하는데 수월했다. 주요 외신들도 호텔에 진을 쳤다. 그러나 이날은 고요했다. 대부분 인사들이 해당 국가 관련 회의를 마친 뒤 빠져나간 탓이다. 한국 축구도 이 자리에 초대받지 못했다. 집행위에 한국인은 한 명도 없었다. 한국은 모든 일정이 일찍 마무리됐다.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회장과 김주성 사무총장은 18일 경기위원회를 마친 뒤 출국했고, 프로축구연맹 정몽규 총재 등은 프로축구위원회가 끝난 17일 떠났다. 작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직전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선거 때 정몽준 명예회장이 낙선하며 비롯된 여파다. 최근 한국축구의 외교력은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AFC챔피언스리그 티켓을 3.5장에서 기존 4장을 되찾은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AFC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한국은)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아시안컵 등 아시아대회 투자에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AFC에서 한국 축구는 변방이었다.

콸라룸푸르(말레이시아)|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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