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지산 녹차와 투명한 바다’…日 시즈오카현, 소박한 일상의 설렘

입력 2012-12-17 2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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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 현 스루가 만 후지산. 동아닷컴DB

청명한 하늘과 교감한 듯 설산 봉우리의 아름다움에 눈이 부시다. 비행기가 시즈오카 공항 상공에 들어서자 일본 최고봉 후지산(해발 3776m)이 눈앞에 나타났다.

천혜(天惠)의 자연 후지산 주위에는 녹음이 수놓은 싱그러운 녹차밭이 장관을 이룬다. 복잡한 도시의 일상을 벗어나 한적한 일본 마을의 이국적인 정취에 마음이 설렌다.


▶ 日 소도시, 소박한 일상의 매력!

일본 시즈오카 공항(인천-시즈오카 / 아시아나 항공편 매일 1회)에서 차로 약 15분.

도쿄에서 신칸센과 JR 도카이도 본선으로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시즈오카현의 후지에다시(市)와 야이즈시(市)는 일본의 중부지방에 속해 있다. 일본 현지에서는 후지에다시와 야이즈시 두 지역을 통틀어 시다 지역이라 부른다.

시다 지역은 북으로는 후지산(富士山), 남으로는 시다평야를 낀 스루가만의 태평양에 맞닿아 있다.

예전부터 이 지역에서는 녹차, 토마토 등을 재배하는 농업과 다랑어, 가다랑어 등의 어업·수산가공업과 사케·맥주 등을 제조하는 양조업이 발달했다.

특히 과거 일본 에도 시대에는 역참 마을로서 번창했던 곳이다. 그래서인지 지역 분권의 핵심 세력인 사무라이들과 여행객들이 묵었던 전통 숙박업소가 발달해 있다. 지금도 태고의 자연을 간직한 후지산 자락의 산간 지역과 스루가만 연안에는 특A급의 호텔, 숙박업소들이 즐비하게 들어서있다.

시다지역의 기후는 평균기온 16℃, 강수량 2350mm로 온난다우한 편이다. 이 지역은 태평양 연안에 인접한 활화산 후지산의 영향으로 칼슘 나트륨 성분이 포함된 약 알칼리성 해수 온천이 곳곳에 있다.

후지에다시와 야이즈시는 일본의 도쿄, 오사카 등 화려한 도시 여행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과 더불어 차 한 잔으로 삶의 여유를 즐기고 싶은 여행객들에게 시다 지역의 두 도시를 추천한다.

교쿠로 다실 효케츠테이(위)-후지에다 시 녹차 밭. 동아닷컴DB



▶ ‘전통의 품격’ 일본 녹차 교쿠로

시다지역은 교토의 우지, 후쿠오카의 야메와 함께 일본의 최고급 전통 녹차 교쿠로의 3대 산지 중 하나다.

이 지역은 녹차 재배에 알맞은 온화한 기후와 토양을 갖추고 있어 일본에서도 명품 녹차 재배지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일본 전통 녹차 교쿠로(옥로차)는 원재료가 되는 녹차잎을 수확 2주전부터 햇빛으로부터 차단시킨다.

이 재배방식은 녹차의 단맛을 내는 아미노산이 증가하고 쓴맛을 내는 카테킨류(tannin)를 감소시키면서 독특한 맛을 낸다. 그래서 교쿠로차는 은은한 맛의 한국식 녹차보다 강한 향과 중독성 있는 단맛이 특색이다.

후지에다 시 교쿠로 마을의 다실 효케츠테이는 일본의 전통 차 예법과 화과자, 다다미방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실생활 속의 일본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싶은 여행객들에게는 안성맞춤의 여행지다.

일본의 일반 가정에서 묵는 홈스테이와 비슷한 민숙 시설인 후지에다시 오카베 아사히나도 그 중 하나다.

일본 무형민속문화재 녹차의 장인 오무라씨와 함께 녹차를 만들고 우려내는 과정을 체험 할 수 있어 소규모 수학여행단과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찾으면 좋다.

아울러 후지에다시의 녹차는 전통 방식과 더불어 현대적인 가공 방식이 발달했다.

시다 지역 녹차 브랜드 중 하나인 신차엔(真茶園)이 대표적.

일본 각지의 전통 녹차를 현대인에 입맛에 맞게 개량해 녹차와 녹차 빙수, 녹차 과자 등 디저트와 선물용 상품을 만들어 큰 매출을 올리고 있다.


▶ 후지산-태평양 해수 온천의 조화

야이즈시의 쿠로시오 온천수는 지하 1500미터에서 51도의 온도로 뿜어내는 약 알칼리성 온천이다. 신경통, 만성 피부염 등과 피부 미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서 시다 지역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여겨지고 있다.

NANVAN 비즈니스 호텔 등 야이즈 시내의 숙박 시설에 온천수가 공급되며 야이즈역 근처에는 족욕 시설이 구비되어 있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야이즈시의 호텔 쇼후가쿠는 전 객실이 스루가만 태평양 바다와 후지산이 보이는 로열 룸이다. 90미터 절벽 위에 위치한 노천탕과 호텔 객실의 개인 온천 풀 등은 이국적인 풍경과 함께 시다 지역 여행의 백미.

연인과 신혼부부, 가족단위 관광객들 모두에게 만족할만한 여행 장소다.

또 야이즈시의 고급 온천 숙박시설 미기노야는 전 객실을 노천탕 숙박시설로 리뉴얼했다.

드넓은 바다와 야이즈 항의 평온한 일상을 맛볼 수 있는 럭셔리한 휴식 공간으로 바쁜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권장할만하다.

호텔 쇼후가쿠 욕실(왼쪽)-카이미 누카야 사이토 상점 대표. 동아닷컴DB



▶ ‘참치의 원조’ 수산물 먹거리 천국

일본 다랑어 원양어업 어획량의 약 50% 이상을 차지하는 스루가만의 야이즈 지역은 다랑어, 가다랑어 등과 함께 벚꽃 새우, 시라스(치어) 등 수산물 자원이 풍부하다.

특히 야이즈 사카나 센터는 야이즈항에서 직접 잡은 신선한 어류와 수산 가공식품 등을 70 여개의 상점에서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또 마츠노 스시의 정갈한 참치 회, 대게, 초밥, 진도 오징어, 붉은 게르치 등과 함께 카이미 공방 누카야 사이토 상점의 가츠오 부시(가다랑어 포), 나마리 부시(반 건조 가다랑어 포), 마구로 가쿠니(참치 토막 절임), 마다이(참돔 머리) 된장 절임, 쿠로한펜(고등어로 만든 검은 어묵) 등의 수산 가공식품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맛을 자랑한다.

쵸세칸. 동아닷컴DB



▶ 일본 에도, 메이지 시대 전통 숙박

시다지역은 일본 에도, 메이지 시대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이곳은 전통의 도시 교토와 도쿄로 가는 관문에 위치해 옛 부터 여행객이 많았다.

일본 전통 오카베 여관 오오하타고 카시바야는 에도시대의 생활상을 아직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120년 전통의 일본 유형문화재 쵸세칸은 본관과 별관 ‘향매장’ 을 통해 일본 전통 가옥의 아름다움을 엿 볼 수 있다.

또 쵸세칸에서는 옛 정취 그대로의 시다 온천과 함께 일본 전통 숙박 요리인 카이세키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일본 전통의 다다미 방 시설이 불편한 여행객을 위해 현대적인 숙박 시설도 구비되어 있다.

야이즈시 쿠레타케인, 후지에다 사잔 호텔, 파크인 토미오카야, 후지에다 호텔 등은 청결한방과 영양만점의 조식이 함께 한다.

신차엔-시다이즈미 양조장 사케-이자카야 그랑프리 우승 메뉴(맨 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동아닷컴DB



▶사케 그리고 선술집

술과 맛집은 일본 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일본 명주 생산지로 유명한 시다지역은 총 4곳의 사케 양조장과 삿포르 맥주 공장 등이 자리하고 있다.

후지산 인근 세토강과 오오이강 상류의 맑은 물은 최상급 술을 만드는 양조산업의 발달에 있어 최적의 조건이다.

특히 일본 전국 사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시다이즈미 양조장은 일본 내에서 최고급 품질의 사케를 만들고 있다. 독특한 향과 부드러운 맛이 뛰어나다.

일본의 유명 맥주 삿포르 시즈오카 공장 또한 애주가들에게 사랑 받는 여행지다.

연간 400 여 종류의 시제품이 만들어 지는 시즈오카 공장은 맥주 만드는 과정과 맥주를 맛있게 먹는 방법 등을 배울 수 있으며, 미니 블루와니 등 기념품도 구매할 수 있다.

후지에다 시에서는 한국의 홍대와 강남 지역에서 젊은이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일본식 선술집 이자카야의 원조를 볼 수 있다.

일본 전국 이자카야 그랑프리 대회의 우승 메뉴 삽겹살 꼬치는 일본 내에서도 시즈오카현 후지에다시역 근처의 이자카야에서만 맛 볼 수 있다.

아사 라면-야이즈 사카나 센터-야이즈 항-녹차 무형민속문화재 오무라 씨(맨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동아닷컴DB



▶ 이색 체험의 장

마지막으로 시다지역에서는 일본 전통 불교의 요리를 느낄 수 있는 수월암과 녹차 재배 주민들을 위해 새벽에 문을 열어 유명해진 일본식 아사 라면이 눈길을 끈다.

비단벌레로 장신구를 만드는 비단벌레 공방 체험의 실습장, 원양어업의 대어 깃발과 전통 염색 과정을 볼 수 있는 창업 120년의 소메모토 다카하시 염색 체험장 등은 시다지역의 대표적인 볼거리와 먹을거리다.

취재협조|후지에다시 관광협회, 야이즈시 관광협회

※시즈오카현 전문 여행사

투어2000, 롯데관광, 노랑풍선, 레드캡투어, SK투어비스, 참좋은여행, 세계KRT, 롯데JTB

일본(시즈오카현)|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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