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수난시대’

입력 2013-06-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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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김태희. 사진제공|SBS

첫 사극 ‘장옥정, 사랑에 살다’ 혹독한 신고식
딱딱한 대사톤에 눈빛 연기 아쉬움
“착한 인상 악녀 연상 안된다”지적도
김태희 “장옥정처럼 독하게 해볼것”

연기자 김태희(사진)의 ‘수난시대’다.

김태희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도전한 사극을 통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로 희빈 장옥정의 이야기를 펼쳐내지만 시청자의 평가는 냉혹하기만 하다. 김태희를 향한 담금질의 채찍이라 할 만하다.

SBS 사극 ‘장옥정, 사랑에 살다’(장옥정)는 희대의 요부 장희빈이 아니라 한 시대를 살다 간 여성으로서 장옥정의 삶을 새롭게 조명한다는 점, 김태희가 기존의 이미지를 전복한다는 점 등으로 일찍부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뚜껑을 연 ‘장옥정’은 그 이전 각종 영화와 드라마로 탄생한 장희빈의 이야기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김태희를 향한 시청자의 차가운 시선은 여전하기만 하다.

당장 경쟁작인 MBC ‘구가의 서’, KBS 2TV ‘직장의 신’과 펼친 경쟁에서 평균 7∼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꼴지를 기록하는 수모를 당했다. 그나마 ‘직장의 신’이 끝나면서 간신히 10%대로 올라와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수모와 체면 유지의 한 가운데에 김태희가 서 있다. 정확한 발음을 위한 과도한 집중 탓인지 ‘똑똑’ 부러지는 대사톤, 각 장면에 어울리는 눈빛 연기의 아쉬움 등으로 김태희는 시청자의 차가운 비판에 직면해 있다. 상대배우 유아인과 함께한 키스신, 합방신 등은 그저 화제로만 그쳤을뿐, 김태희에 대한 평가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방송가에서는 시청자가 김태희의 기존 이미지에서 비껴나는 시선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희빈 장옥정이라는 오랜 캐릭터가 쌓아온 악녀의 이미지와 그동안 김태희가 시청자에게 안겨준 이미지 사이에서 나오는 파열음인 셈이다. 왕의 사랑을 독차지하려 끝내 밀어내야 하는 인현왕후(홍수현)보다 더 착하게 보이는 얼굴에서 시청자는 악녀의 이미지를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주체도 김태희 자신이다. 김태희는 “장옥정처럼 독하게 살아보겠다”며 자신에 대한 평가를 담금질의 채찍으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그는 4일 자신의 SNS에 대본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사진과 함께 “사극이어서 애드리브도 불가능하고 대사 수정도 쉽지 않다”면서 “하면 할수록 어려운 (사극)연기”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의 한 측근은 “어느 정도 논란과 비판은 예상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갈 길도 멀고, 김태희도 꿋꿋이 헤쳐 나가려 한다.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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