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 청소년을 위한 영화인데 청소년이 볼 수 없다?

입력 2013-06-17 17: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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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 청소년을 위한 영화인데 청소년이 볼 수 없다?

칸 국제영화제와 베를린 국제영화제를 석권한 신수원 감독의 영화 ‘명왕성’이 청소년 관람불가 심의 판정을 받았다.

명문대 입학을 목표로 초특급 사립고에 존재하는 상위 1% 비밀 스터디에 가입하기 위해 몸부림 치던 평범한 소년이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되며 점차 괴물이 되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명왕성’은 신수원 감독이 10여 년간 교사 생활을 하며 느꼈던 한계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교육의 가장 어두운 이면을 표현했다.

이 영화에서 인성보다 성적으로 인정받으며 입시지옥세상에 사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무한경쟁 사회에 치열하게 사는 우리 시대의 가슴 아픈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하지만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이 영화를 청소년 관람불가로 분류했다. 영등위는 “주제, 내용, 대사, 영상 표현이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수준이지만 일부 장면에서 폭력적인 장면이 구체적으로 묘사되고 모방위험의 우려가 있어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수원 감독은 “‘명왕성’은 베를린 영화제에서 제너레이션 14플러스(14세 이상 관람가) 부문에 초청돼 이곳에서 특별언급상을 수상했다. 베를린 영화제 제너레이션 섹션 공동 집행위원장 플로리안은 청소년들이 영화를 보면서 자신들이 만들 미래가 어떠한 모습이 되어야 하는지 경각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이 영화를 초청했다고 밝혔다. 모든 것을 단순화하여 판단하는 영등위의 결정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영등위 위원들은 한국 십대들을 바보로 생각하는 것인가”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영화 ‘명왕성’은 한 사립 명문고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과 인질극을 통해 무한 경쟁을 강요하는 입시 위주의 대한민국 교육 문제가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다룬 영화로 이다윗, 성준, 김꽃비, 김권, 조성하 등이 출연했다. 내달 11일 개봉.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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