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최용수 감독. 스포츠동아DB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위기의 프로축구를 향해 뼈있는 쓴 소리를 날렸다.
최 감독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2013’에서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의 감독을 맡았다.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사령탑은 경찰축구단 조동현 감독이었다.
이날 분위기는 K리그 최고 별들의 잔치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였다. 6만4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11148명에 불과했다. 프로축구 관계자은 아쉬움을 넘어 참담함까지 느껴야 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다. 최근 끝난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대표팀이 연일 졸전을 펼치며 프로연맹은 적극적인 바람몰이를 할 수 없었다. 또 평일인 금요일 저녁 7시에 경기가 열린 점도 팬들의 외면을 받은 요인 중 하나였다.
이날 특별손님으로 초대된 박지성도 경기 전 소감을 말하며 “많은 관중들 앞에서”라고 했다가 “아, 많은 관중은 아닌 가요”라고 꼬집었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도 한 마디를 했다.
“이벤트성 경기지만 K리그 클래식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 K리그 챌린지 선수들도 물론 잘 했다. 모두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팬들의 관심이 이렇게 적은 것은 심각한 위기이지 않아 싶다.”
최 감독은 K리그 휴식기 때 잠실야구장에 다녀왔다. 평소 야구선수들과 친분이 있기도 하지만 요즘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프로야구를 직접 가서 보고 싶었다. 최 감독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승패를 떠나 팬들이 원하는 집중력과 투쟁심, 질 높은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했다. 선수, 연맹, 지도자 모두 팬들을 위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까 다시 한 번 느껴야 한다”고 했다. 이어진 마지막 한 마디. “진정한 갑은 팬이다.”
이날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구자철도 “오늘 경기장 곳곳이 비어 있는 것을 보며 관중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년에는 좀 더 잘 되길 바란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상암|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