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훈(시카고 컵스). 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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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또 한 명의 한국인 메이저리거 탄생이 임박했다. 주인공은 바로 시카고 컵스의 유망주 하재훈(23)이다.

올 시즌 시카고 컵스 산하 더블 A에서 출발한 하재훈은 팀 내 3번 타자와 중견수를 맡아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시즌 초 그의 타율은 팀 내 최고인 0.389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웠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옆구리 근육파열 부상 때문에 4월 말부터 약 2개월 동안 그라운드를 떠나 재활에만 매달렸다.

재활을 마치고 지난 20일(한국시간) 팀에 복귀한 하재훈은 더블 A에서 단 두 경기만 뛴 후 몸에 이상이 없자 23일 트리플 A로 승격했다.

하재훈은 24일 동아닷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갑작스런 승격 통보에 얼떨떨하지만 한편으론 기분이 좋다. 오랜 고생 끝에 메이저리그 코 앞까지 올라왔으니 더욱 집중해서 반드시 빅리그에 진입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마산 용마고(전 마산상고) 출신인 하재훈은 지난 2010년 미국에 진출했다. 우투우타 외야수인 그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빠른 발을 이용한 폭넓은 외야 수비와 강한 어깨, 게다가 일발 장타력까지 겸비한 하재훈은 시카고 컵스의 유망주 리스트에 매년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특히 작년 마이너리그 올스타전인 퓨처스게임에 출전한 하재훈은 당시 피츠버그 유망주 개릿 콜의 95마일 직구를 밀어 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터뜨렸다. 콜은 2011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에 지명된 특급 유망주로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4일 현재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 중이다.

당시 하재훈은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컵스 코칭스태프는 물론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재훈에게 더블 A와 트리플 A의 차이점에 대해 묻자 “확실히 투수들의 수준이 다르다”는 말로 운을 뗀뒤 “트리플 A의 투수들은 98~99 마일(약 159km/h) 직구를 언제든지 던질 수 있다. 직구는 나도 자신이 있는데 문제는 그들이 직구를 잘 안 던진다는 것이다. 빠른 직구에 싱커,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 또한 보유하고 있어 그들의 변화구를 공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컵스에는 현재 알폰소 소리아노(37)를 포함해 총 5명의 외야수가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포함돼 있다. 이중 라이언 스위니(0.309)를 제외하곤 다들 2할대 초반의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력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외야 수비는 이미 빅리그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 하재훈이 타격에서만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메이저리그 정원이 40명으로 늘어나는 9월 이전에도 빅리그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하재훈은 “야구 선수에게 보장된 내일이란 없다. 늘 나에게 주어진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렇게 한 걸음씩 묵묵히 전진하다 보면 분명 더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indiana.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