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웅인-박원상-장영남(왼쪽부터). 사진|SBS·스포츠동아DB
박원상 ‘상어’서 절제된 연기 돋보여
장영남 ‘결혼의 여신’서 미친 존재감
스크린에서 주연급으로 활약하던 40대 ‘명품배우’들이 안방극장에서는 조연으로 존재감을 빛내는 ‘신스틸러’로 주목받고 있다.
‘신스틸러’(scene stealer)란 직역하면 ‘장면을 훔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훌륭한 연기력이나 독특한 개성을 발휘해 주연 이상으로 주목받는 조연을 뜻한다.
정웅인과 박원상, 장영남이 최근 주목받는 안방극장의 신스틸러로, 이들은 작년과 올해 개봉된 영화에서 주연급으로 활약했지만 현재 안방극장에선 ‘명품조연’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 드라마 PD는 이들에 대해 “어떤 역할도 소화할 수 있는 연기 스펙트럼을 가졌고, 주인공을 빛나게 하면서 이야기의 중심을 이끄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4월 개봉한 영화 ‘전설의 주먹’에서 주인공 손진호 역을 연기했던 정웅인은 현재 방영중인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소름끼치는 악역으로 변신해 극을 이끌고 있다. 극중 정웅인이 맡은 살인마 민준국은 서늘함이 느껴질 정도로 완벽한 이중인격자다. 과거 자신의 살인 사실을 증언한 이보영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보영의 어머니(김해숙)에게 접근해 살인하고, 이를 화재사건으로 위장하는 치밀함을 보이며 극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영화 ‘남영동 1985’로 깊은 인상을 남긴 후 1월 개봉한 ‘7번방의 선물’에서 주연 최춘호로 분해 1000만 관객 영화의 주인공이 된 배우 박원상은 KBS 2TV 월화드라마 ‘상어’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박원상은 극중 강력계 형사 변방진 역을 맡아 손예진과 함께 사건을 수사하면서 진실에 접근해가는 인물이다. 역할의 비중은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절제된 내면 연기로 작품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 ‘이웃사람’과 ‘공정사회’를 통해 주연으로 우뚝 선 장영남은 SBS 주말드라마 ‘결혼의 여신’에서 ‘남편 바라기’ 권은희 역을 맡았다. 6월29일 1회에서 남편의 외도를 목격하고 오열하는 장면에서 장영남은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보여준 ‘미친 존재감’을 어김없이 드러냈다. 그동안 영화를 통해 강한 여성의 이미지를 주로 연기한 장영남은 ‘결혼의 여신’에서 남편의 외도를 응징하는 귀여운 현모양처로 변신을 꾀할 예정이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