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 유도부원 7명의 기적 여고부…단체전 우승 울산생활과학고

울산생활과학고 김현아, 최소정, 이찬실, 김선빈, 강나영, 이혜경, 이의현(왼쪽부터)이 8일 열린 ‘최민호·김재범 올림픽 제패 기념 제41회 추계 전국 남녀 중·고등학교 유도연맹전’ 3일째 여고부 단체전 결승에서 우승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천｜김민성 기자

‘최민호·김재범 올림픽 제패 기념 제41회 추계 전국 남녀 중·고등학교 유도연맹전’ 단체전은 남고부를 제외한 여고부·남중부·여중부에서 무차별 대진으로 경기를 치른다. 당연히 선수층이 두꺼운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런 측면에서 8일 울산생과고의 여고부 단체전 우승은 기적으로 불릴 만하다.

고등부 단체전은 7전4선승제로 펼쳐지는 만큼 최소 7명의 선수가 필요하다. 그러나 울산생과고 유도부원은 딱 7명이다. 교체선수도 없는 전력으로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이변을 낳은 것이다. 울산생과고는 이번 대회 전까지 올해 전국대회에서 2위 2차례, 3위 1차례로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었다.

사연을 들어보면 더욱 놀랍다. 최근 9개월간 마땅한 훈련장도 없는 환경에서 이번 대회 우승을 일궜다. 원래 울산생과고의 훈련장은 울산 유도회관이다. 그러나 이곳의 시설이 낙후돼 새 시설을 짓기로 했다. 새 훈련장이 마련되는 동안 마땅히 훈련할 장소가 없는 탓에 울산생과고는 근처 중학교 유도부의 신세를 져야 했다. 아무래도 눈치가 보이고, 훈련량도 적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손동식 감독, 윤제성 코치를 중심으로 울산생과고 선수 7명은 “우리는 소수정예”라며 똘똘 뭉쳤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분위기만큼은 최고였다. 현실적으로 울산 지역 중학교에서만 선수를 받는 만큼 선수수급이 여의치 않았는데도, 7명 중에서 2명(48kg급 이하 이혜경·57kg급 이하 강나영)의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손 감독은 “유도부가 창설된지 20년이 넘었는데, 울산생과고가 정말 오랜만에 전국대회 우승을 한 것 같다”며 기뻐했다.

우승의 기적을 만들었고, 이제 새 훈련장도 건립되지만 갈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7명 중 5명이 3학년이라 곧 졸업이다. 신입생이 들어오겠지만 7명을 못 채울 가능성이 높다. 또 예정대로 울산체고가 개교하면 울산 지역 유도 자원이 양분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선수들은 미래를 낙관했다. “울산생과고를 졸업해도 우리는 하나”라며 까르르 웃었다.

남고부에선 비봉고, 남중부에선 보성중, 여중부에선 관산중이 각각 우승했다.


■ 경기결과


<6일>

●-55kg급 남자 고등부 개인전=① 신규민(신철원고), ② 송하성(송도고), ③ 성준영(진량고), ③ 이하림(보성고)


●-60kg급 남자 고등부 개인전=① 강성환(금곡고), ② 성웅(송도고), ③ 고탁현(서울체고), ③ 류승환(보성고)


●-66kg급 남자 고등부 개인전=① 김태우(부산체고), ② 성창렬(도개고), ③ 추기성(삼천포중앙고), ③ 배수민(주문진고)


●무제한급 남자 고등부 개인전=① 정진형(원광고), ② 윤재구(서울체고), ③ 정승현(대전체고), ③ 강일(대전체고)


●-48kg급 여자 고등부 개인전=① 김새리(경남체고), ② 이혜경(울산생과고), ③ 김동희(전남체고), ③ 조희진(영선고)


●-52kg급 여자 고등부 개인전=① 김새롬(광영여고), ② 지선혜(철원여고), ③ 이재란(경기체고), ③ 이현주(서울체고)


●-57kg급 여자 고등부 개인전=① 김다연(경민비지니스고), ② 강나영(울산생과고), ③ 김현진(광영여고), ③ 류예담(대전체고)


●무제한급 여자 고등부 개인전=① 김태연(대전체고), ② 이예원(경민비지니스고), ③ 김예솔(성의여고), ③ 김주연(경남체고)


<7일>


●-73kg급 남자 고등부 개인전=① 강헌철(보성고), ② 이홍주(송도고), ③ 박준표(경신고), ③ 전진원(대성고)


●-81kg급 남자 고등부 개인전=① 김민규(송도고), ② 김윤호(송도고), ③ 조상훈(경민고), ③ 신병재(서울체고)


●-90kg급 남자 고등부 개인전=① 고민혁(남녕고), ② 성지연(서울체고), ③ 배현영(서울체고), ③ 노병규(금호공고)


●-100kg급 남자 고등부 개인전=① 강승호(삼천포중앙고), ② 김성준(서울체고), ③ 김성환(금곡고), ③ 이준규(문일고)


●+100kg급 남자 고등부 개인전=① 김동현(해동고), ② 조현빈(보성고), ③ 이승원(진량고), ③ 윤재구(서울체고)


●-45kg급 여자 고등부 개인전=① 김재령(영선고), ② 박서연(서울체고), ③ 장은지(용문고), ③ 김은지(금곡고)


●-63kg급 여자 고등부 개인전=① 공서영(경기체고), ② 이소희(인천체고), ③ 이찬실(울산생과고), ③ 전윤선(서울체고)


●-70kg급 여자 고등부 개인전=① 이다빈(서울체고), ② 이소라(전남체고), ③ 정혜윤(경남체고), ③ 홍주현(남녕고)


●-78kg급 여자 고등부 개인전=① 이정윤(경기체고), ② 노지연(인천체고), ③ 박보영(인천체고), ③ 김주연(경남체고)


●+78kg급 여자 고등부 개인전=① 김예솔(성의여고), ② 김태연(대전체고), ③ 이정현(화원고), ③ 김선영(광영여고)


<8일>


●남자 고등부 단체전=① 비봉고, ② 도개고, ③ 대전체육고, ③ 서울체고


●여자 고등부 단체전=① 울산생활과학고, ② 경기체고, ③ 서울체고, ③ 성의여고


●남자 중등부 단체전=① 보성중, ② 원광중, ③ 대성중, ③ 송도중


●여자 중등부 단체전=① 관산중, ② 철원여중, ③ 범계중, ③ 전북체중

김천｜김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