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과 SK플래닛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고등학생 앱 개발 경진대회 스마틴 앱 챌린지(이하 STAC)가 1개월의 기간을 남기고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 행사는 지난 2년간 열렸던 '특성화고 앱 개발 경진대회'를 발전시킨 행사로, 올해는 특목고뿐만 아니라 일반고 학생도 참여하도록 바뀌었으며 앱뿐만 아니라 웹도 대상으로 추가되어 크기가 확장됐다.
이 행사의 꽃은 멘토사와 학생들이 무박 2일로 함께 모여서 개발하는 '스마틴 앱 챌린지 2013' 멘토링 합숙캠프라 할 수 있다. 지난 28일에 진행된 합숙캠프를 통해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과 멘토는 그동안 콘텐츠를 얼마나 개발했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지에서도 네오위즈 판교 타워를 찾아 그들의 무박 2일 합숙캠프 현장을 보고 왔다.
네오위즈 판교 타워에서는 많은 개발팀이 앱을 개발하고 있었다. 먼저 미림여자정보과학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동화팩토리' 팀은 아이들이 게임을 주로 하고 책은 읽지 않는 점에 착안해 아이들의 동심을 살리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동화책 내용에 게임을 접목해 책 내용을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것이었다.
"책을 읽는 것은 e북에서도 할 수 있지만, 동화책 내용에 게임을 포함하면 아이들이 직접 참여해 게임을 하면서 책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알아갈 수 있으니까요."
'뮤직올' 팀은 뮤직 플레이어에 채팅 기능을 추가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자신이 듣고 있는 음악의 장르나 비슷한 작곡가에 따라 일종의 '채팅방'이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서로 음악 정보를 공유하거나 다른 음악을 추천해주는 기능이 골자다. 뮤직올 팀은 이 앱의 또 다른 특징으로 드롭박스나 구글 드라이브 등의 외부 앱과 연동해 저장된 실시간으로 재생할 수 있는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제가 트위터를 처음 시작하면서 음악 관련해서 트윗을 많이 했었는데, 이런 글을 남길 때 제대로 된 뮤직플레이어와 함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이전까지는 여러 가지 이유로 포기했지만, 이번 기회에 진짜 해보고 싶어요"
세 번째 '포스트퍼즐' 팀은 퍼즐을 맞춰서 편지(엽서)를 보내는 앱을 제안했다. 여러 사람이 모여도 각자 스마트폰만 만지면서 대화가 끊기고 삭막해진 모습이 아쉬웠고, 그래서 스마트폰에서 아날로그적 감성을 살린 '엽서'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생각했다는 것이다.
또 '모여라 친구들' 팀은 고전게임인 '스네이크'에서 모티브를 따온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다. 스네이크 게임이란 먹이를 먹으면 몸의 길이가 조금씩 늘어나는 고전 게임이다. '모여라 친구들' 팀은 친구 캐릭터를 획득해 길이가 늘어나는 게임을 개발 중이었는데, 쉽고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고전게임을 바탕으로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고 싶었다며 개발 동기를 전했다.
이밖에 자신의 수준에 맞는 학습지를 골라 추천해주는 '문제집 추천의 정석'이나 DIY 정보를 제공하는 SNS 큐레이션 서비스 '포도' 등도 있었다.
필자가 이날 본 미래 '개발자'들의 회의 모습은 실제 개발회의를 보는 것 같았다. 기획자와 개발자의 의견이 충돌해 서로 다투는가 하면, 구체적인 시안을 만들어 보여주기도 했다. 이미 서버 구축 작업에 들어간 팀도 있었다. 그들은 단순한 아이디어 제시만이 아닌 시장에 실제로 내놓을 수 있을 만한 진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었다.
이들의 멘토는 네오위즈(NEOWIZ)로, 행사는 '네오플라이(NEOPLY)'센터에서 진행됐다. 네오플라이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나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인큐베이팅 센터다.
네오플라이 길창군 실장은 네오플라이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인큐베이터에서 미숙아를 키우는 것처럼 우리도 비즈니스가 완성되지 않은 팀을 육성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입주할 수 있는 공간과 법률, 회계, 디자인, 개발, 투자 등의 부분에 관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네오위즈는 게임(AVA), 음악(벅스뮤직), SNS(세이클럽me) 등 다양한 IT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업이다. 이런 경험으로 현재는 '마이 리얼 트립', '락 인 컴퍼니', '아르케 소프트' 등 다양한 신생 기업을 네오플라이 센터에 입주시켜 육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STAC에는 어떻게 멘토로 참여한 것일까?
"이번에 STAC에 참여한 이유는 산학협력 차원에서 고등학교와의 관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입니다. 대학교를 중심으로는 이런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고교생과 관계를 맺은 것은 처음입니다. 이번 활동으로 우리가 원하는 인재를 미리 만나볼 수도 있고, 우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좋은 조언도 해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직접 멘토링을 하고 있는 네오플라이는 자신이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들은 '전반적으로 괜찮다'고 표현했다.
"돈을 벌 목적으로 만든 앱이 아니다 보니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학생다운 당돌함이 보이는 앱이 많았습니다. 대학생이나 현업 개발자들이 만든 앱도 여러 단계를 거치고 수정하면서 상용화하는 것을 생각하면 아이들의 수준은 현재 단계에서 훌륭합니다."
지난 4월 23일부터 시작된 STAC 2013이 이제 중반을 넘어 대단원의 막을 내려간다. 오는 11월 1일이면 학생들이 쏟은 땀과 열정의 결과물이 나오며, 같은 달 15일에는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다. 약 반년 동안 달려온 학생들의 결과물은 어떤 모습일까? 오는 11월을 기대해본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