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패스·타이밍·공간 장악 ‘축구 교과서’

입력 2013-10-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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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대표팀은 적재적소에 찔러주는 패스 연결과 타이밍, 공간 확보 등에서 우위를 보이며 세계 최고의 기량을 발휘했다. 한국 선수들이 네이마르(왼쪽에서 두 번째)를 막기 위해 협력 수비를 펼치고 있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브라질이 홍명보호에 가르쳐준 것들

세밀하고 정확한 볼 배급으로 문전 침투
뛰어난 완급 조절…작은 기회에도 슈팅
상대 기회 차단하는 강한 압박도 돋보여


한국은 12일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0-2로 졌다. 브라질은 강했다. 홍명보호는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스코어는 별개였다. 브라질 스콜라리 감독은 “한국은 너무 잘하려 했고, 우린 축구를 했다”고 말했다. 그랬다. 브라질은 간결한 플레이를 바탕으로 짜임새 있는 경기 운영을 하다가도 순간적인 화려함으로 원한 결과를 냈다.


● 한국이 배워야할 3가지 요소

한국과 브라질은 질적으로 달랐다. 브라질은 ▲연결 ▲타이밍 ▲공간 등 꼭 필요한 요소를 완벽히 갖추고 있었다.

패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볼은 어떤 상황에서도 이어졌다. 최후방부터 최전방까지 원하는 지역에서 공격 루트를 개척했다. 킥오프 초반부, 한국의 강한 프레싱에 잠시 어려움을 겪던 브라질은 금세 재정비했다. 세밀하고 정확한 볼 배급으로 문전 침투를 시도했다. 이 때 한국의 유일한(또는 가장 효율적인) 대처는 파울이 전부였다. 그렇다고 볼을 이리저리 돌리는 것도 아니었다. 하프라인 전진 후 2∼3차례 볼을 주고받다 어느새 문전까지 향했다.

중원 콤비 구스타보-파울리뉴의 빠른 전개는 오스카의 공격 조율 속에 네이마르-헐크가 책임진 측면과 시너지를 냈다. 1-0으로 앞선 후반 3분 오스카가 단독 찬스에서 골키퍼 정성룡을 제치고 성공시킨 쐐기골 장면에는 구스타보의 킬(Kill) 패스가 전제돼 있었다.

타이밍 포착도 기가 막혔다. 필드 요원 전원이 자신의 역할을 파악하고 기민하게 움직였다. 조금은 느슨한 듯 보였지만 약간의 기회에도 주저 없이 슛을 날렸다. 또 상대가 거칠게 나올 때 무리하게 되받지 않고, 상대 루트 차단에 힘썼다. 피할 때와 맞설 때를 알고 적절히 대처한 셈. 브라질이 여유로워 보인 배경 속에는 이런 이유가 컸다. 스콜라리 감독은 “한국은 우리를 막는데 더욱 신경을 쏟았다”고 평가했다.

공간 확보에서도 우위였다. 공격할 틈은 여러 차례 얻은 반면 슛을 내줄 위치는 거의 허용하지 않았다. 연결과 타이밍으로 확실히 경기를 장악하며 공간을 개척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강력한 압박도 돋보였다. 여기에 어린 시절부터 몸에 익힌 기본기와 안정된 볼 터치 덕분에 상대를 몇 명 달고 뛰면서도 실수가 없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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