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은 브라질전에서 2가지 논란에 휩싸였다. 기성용(한국 수비벽 가운데)이 점프를 하지 않아 네이마르에게 실점 빌미를 제공했고(왼쪽 사진), 거친 플레이로 태권축구(오른쪽 사진)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오해라는 게 축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파울은 강한상대에 대한 전술 중 하나
점프 안한 기성용? “타이밍 차이일뿐”
축구대표팀은 논란을 몰고 다닌다. 매 경기 완벽한 경기력으로 연전연승을 하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비판도 생산적일 때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어진다. 12일 브라질과 평가전 후 불거진 두 논란은 조금 아쉽다.
먼저 ‘태권축구’ 논란이다.
한국이 거칠었던 것은 맞다. 한국은 23개, 브라질은 16개의 파울을 했다. ‘파울을 해도 좀 더 영리하고 세련되어야한다’는 비판은 수용할만하다. 특히 터치라인 밖에서 신경전을 벌일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파울로 축구를 망쳤다’ ‘브라질의 아름다운 축구를 방해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평가전은 올스타전과 같은 팬 서비스가 아니다. 강팀과 맞서는 방법을 배우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야 한다. 협회가 거액을 주고 브라질을 데려온 것은 흥행몰이를 하겠다는 이유도 있지만 대표팀 경기력 향상을 위한 목적이 더 크다. 전문가들도 “기술이 한 수 위인 팀을 상대로 한 전술의 하나일 뿐이다”며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기성용의 점프 논란은 더 지나치다.
네이마르가 프리킥을 찰 때 기성용 머리 위로 공이 지나가 실점을 허용했다. 정확히 말하면 기성용은 점프를 안 한 게 아니라 조금 늦게 떴다.
벽을 쌓은 선수들은 마음대로 제각각 점프하는 게 아니다. 신호를 통해 타이밍을 맞춘다. 그래야 벽의 효과가 배가된다. 김학범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프리킥 득점 장면을 보면 벽의 한 쪽이 늦게 뜨는 등 구멍이 생긴 쪽으로 공교롭게 볼이 통과해 들어가는 게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이 말처럼 수비벽이 점프하는 타이밍이 완벽하면 프리킥 득점은 거의 나올 수 없다. 다시 말해 기성용의 플레이는 축구에서 종종 나올 수 있는 실수였다. 이번 경험을 통해 보완하면 그것 또한 수확이다. 그런데 일부 팬들은 가수 크레용 팝의 ‘빠빠빠’ 직렬5기통 안무와 기성용이 점프하는 모습을 합성해 패러디 사진을 올리고 있다. 이는 정당한 비판이 아니라 조롱에 가깝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뒤 “축구를 보는 시선이 예전에 비해 가벼워졌다”는 말을 했다. 기성용의 합성 사진이 온라인에 떠도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