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 김현수 vs 9할 김현수, 준PO 5차전…그의 방망이에 모든 게 걸렸다

입력 2013-10-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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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현수는 준플레이오프 4차전까지 11타수 1안타에 그쳤다. 발목 통증을 딛고 5차전 출격을 다짐하고 있는 그는 “욕을 먹는 것은 나중 일이다.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다해보겠다”며 결연한 자세를 보였다. 스포츠동아DB

1. 준PO 4경기서 단 1안타 4번 역할 못해
2. 나이트에 시즌 11타수 10안타 부활 찬스
3. 발목부상속 “끝까지 올인” 투혼은 만점

두산 간판타자 김현수(25)에게 올 가을은 시련의 계절이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4경기에서 그는 11타수 1안타(타율 0.090) 1타점에 그쳤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1·2차전에서 김현수를 4번타자로 기용하며 팀 간판타자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으나, 그는 찬스마다 범타로 물러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김현수는 2007년과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결정적 순간 병살타를 치면서 팬들에게 ‘가을야구에는 약한 타자’로 인식돼 있지만, 이는 한국시리즈에 국한된 기록일 뿐이다. 2009년 롯데와의 준PO에선 무려 타율 0.538(13타수 7안타)에 2홈런 3타점을 기록하는 등 2012년까지 준PO에선 통산 타율 0.340(47타수 16안타)의 좋은 기록을 남겼다. PO에서도 통산 0.311(61타수 19안타)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페넌트레이스 막판부터 김현수의 타격 페이스는 급격히 떨어졌다. 9월 타율은 0.250(68타수 17안타)에 불과했다. 8월 중순까지 3할2푼대를 유지했던 타율도 3할대 초반(0.302)으로 뚝 떨어졌다. 김 감독은 발목 부상 회복과 함께 컨디션 조절을 할 수 있도록 김현수의 출장을 줄여나가기도 했지만, 그의 타격감은 준PO까지도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가을 슬럼프에 가장 괴로운 이는 역시 김현수 본인이다. 두산 구단의 한 관계자는 “자신의 부진에 엄청 속상했을 것이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혼자 실내연습장에서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연습을 하더라. 팀 승리를 떠나 (김)현수 자신을 위해서라도 슬럼프를 이겨냈으면 좋겠다”며 김현수를 응원했다.

운명의 5차전을 하루 앞둔 13일, 자율훈련이었지만 김현수는 어김없이 잠실구장을 찾아 훈련에 임했다. 그는 “되든지, 안 되든지 일단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해봐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욕을 먹는 것은 나중 일이다.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다해보겠다”며 슬럼프 탈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 감독도 “(5차전 넥센 선발) 나이트의 천적인 (김)현수가 뭔가 보여줄 것”이라며 여전한 신뢰를 과시했다. 김현수는 이번 준PO 1차전에서 나이트를 상대로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그러나 정규시즌에선 나이트 상대 타율이 무려 0.909(11타수 10안타)나 됐다. 2차전까지 8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3차전 1회 희생플라이를 날린 뒤 9회에는 우월 2루타를 때려냈다. 4차전 1회 볼넷을 얻어나간 뒤 발목 통증으로 교체됐지만 서서히 타격감을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김현수는 올 시즌 오른 발목 뼛조각이 인대를 건드리는 충돌증후군을 앓았다. 4차전에서 교체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5차전 출격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두산은 김현수의 부활을 굳게 믿고 있다.

두산과 넥센의 준PO 최종 5차전은 14일 오후 6시 목동구장에서 펼쳐진다.


잠실|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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