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생각보다 벌어진 양국의 순발력 차이

입력 2013-10-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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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9일로 예정된 A매치 때 유럽원정을 준비 중인 한국의 상대팀이 미정이다.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 아니라 행정적으로도 더 체계를 갖춰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열린 한국과 말리전 모습. 스포츠동아 DB

■ 일본은 되고 한국은 안되는 이유

일본은 벨기에·네덜란드…한국은 스위스와 평가전

협회, 유럽 본선국 사전접촉 한발 늦어
亞 대표는 일본…유럽국가 인식도 한몫
강팀과 꾸준한 평가전 등 랭킹관리 필요


11월15일, 19일은 국제축구연맹(FIFA) 지정 A매치 데이다. 일본은 유럽예선 1위로 일찌감치 본선을 확정한 네덜란드, 벨기에와 연속으로 원정 평가전을 갖는다. 네덜란드(FIFA 랭킹 8위)는 말할 것도 없고 벨기에(5위) 역시 내년 월드컵 톱시드를 받은 신흥 강자다. 한국은 11월15일 스위스(7위)와 국내 평가전을 한다. 스위스 역시 시드 배정국으로 훌륭한 스파링파트너다. 반면, 19일 2차 평가전은 유럽 원정이라는 틀만 정해졌을 뿐 안개 속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PO)에 나설 팀이 얼마 전에 정해져 섭외가 쉽지 않다. 가급적 조 1위로 본선에 오른 팀과 평가전을 하겠다는 방침인데 그 팀들은 이미 일정이 짜여 있어 녹록치 않다”고 토로했다. 협회는 대안으로 유럽 예선에서 조 3위로 아쉽게 탈락한 나라 중 상위 랭킹 팀을 물색 중이다.

협회의 설명도 충분히 납득은 간다. 하지만 한국과 달리 일본은 보란 듯 네덜란드, 벨기에와 평가전을 성사시켰다. 한국 역시 브라질, 스위스를 연달아 불러들일 정도로 과거에 비해 평가전 섭외 능력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일본보다는 뒤지는 게 사실이다.

이번에 한국은 일본에 비해 다소 운이 따르지 않았다. 11월 평가전은 작년 말이나 올 초부터 작업이 시작된다. 유럽 팀들과는 “예선 1위로 본선에 오르면 11월에 우리와 하자”고 조건을 걸어놓는다. 일본이 접촉한 벨기에, 네덜란드는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스위스 외에 포르투갈과도 은밀히 접촉했는데 예상 외로 조 2위로 밀렸다.

한·일 축구협회의 의사결정 속도, 과정에도 차이가 있다.

A매치를 성사하기까지 순발력이 중요하다.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 빠르게 대처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 협회 고위층이 때로 과감한 결단을 내려줘야 한다. 또 같은 조건이라면 일본이 한국보다 유리하다는 측면도 무시 못 한다. 일본은 44위로 한국(56위)보다 높다. 올해는 일본이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출전했다는 것도 큰 이점이다.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는 일본이 아시아 대표라는 인식이 강하다.

전문가들은 월드컵 전이 아닌 월드컵 후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월드컵 직전에는 본선에 진출한 팀들끼리 필요에 의해 만나기 마련이다. 월드컵이 끝난 뒤 내년 하반기에도 강팀을 꾸준히 초청하고 랭킹을 관리하는 지속성이 필요하다.

한편, 홈 1차전을 국내파로 치르고 유럽으로 넘어가 해외파 위주로 2차전을 소화하겠다는 대표팀 이원화 계획은 없던 일이 될 전망이다. 최강 스위스를 불러 놓고 국내파만 투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협회 관계자는 “11월이 올해 마지막 평가전이라 모든 경기가 다 중요하다. 정예멤버로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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