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수 잘못 짚은 광저우 리피 감독

입력 2013-10-25 15: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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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마르첼로 리피(65·이탈리아) 감독이 내뱉은 첫 마디는 강한 독설이었다.

리피는 26일 FC서울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을 하루 앞둔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참석했다. 리피가 올 3월 전북과 대회 조별리그 때 경기전날 기자회견에 무단으로 불참한 적이 있어 이번에도 안 오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있었지만 모습을 드러냈다.

리피는 작정한 듯 “그저께 한국에 왔는데 연습할 운동장도 없었고 환경이 안 좋아 호텔에서 30분 동안 운동을 했다. 내가 30년 동안 감독을 하면서 5번 결승에 올랐는데 연습할 경기장에 없었던 적은 처음이다”고 토로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음 달 9일 광저우 텐허 스타디움에서 있을 결승 2차전을 겨냥한 듯 “서울은 광저우에 오면 훈련 시간이나 운동장 사용에 있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국제기구 룰에 따를 것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불공평한 대우를 받았지만 서울은 그럴 일이 없을 것이다”고 비꼬았다.

리피의 불만은 번지수가 틀렸다. 광저우와 서울은 이미 2주전부터 훈련장 문제를 논의했었다. 광저우는 경기 전날(25일)과 전전날(24일) 모두 조명시설이 설치된 운동장을 희망했고 서울은 25일에는 그런 조건의 운동장을 구할 수 없다고 알렸다. 광저우도 이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광저우는 24일 오후 3시가 넘어 입국한 뒤 오후 6시가 넘어서야 훈련장이 없다며 불평을 늘어놨다. 그 시점에서 서울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AFC 규정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리피는 또한 “내가 묵는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싶다는 내용의 기사가 한국 언론에 나왔는데 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광저우 팀이 쓰는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자고 그쪽에서 분명히 요청했고 AFC가 거절했다”고 반박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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