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주은 “‘상속자들’하며 ‘예쁘다’는 소리 30년 치 들었죠”

“예쁘다고요? 초등학교 시절부터 별명이 ‘노안’이었던 걸요.”

화려하고 떠들썩한 ‘상속자들’ 사이에서 정적인 분위기를 담당하며 예쁜 외모를 유감없이 빛낸 배우 임주은(25)을 만났다.

그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제국고등학교 선생이자 김원(최진혁 분)과 이효신(강하늘 분)의 사랑을 받는 전현주 역을 연기했다. 임주은은 외모 칭찬에 줄곧 겸손하게 대답을 했다.

“드라마 상에서 현주가 좀 외로운 인물이었잖아요. 다른 배우들과 분위기가 사뭇 달라서 외모가 돋보였던 것 같아요. 저는 우스갯소리로 ‘이번 작품을 하며 예쁘다는 말을 30년 치 들은 것 같다’고 말을 해요.”

그는 오히려 본인의 외모에 불만족스러운 면이 많다며 망언(?)을 하기도 했다.

“감정소모가 많은 역할이고 대기 시간도 많아,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얼굴도 많이 붓고 쌍꺼풀도 두겹씩 지더라고요. 그래도 시청자들이 예쁘다고 말해주셔서 감사했죠.”

임주은은 특히 극 중 현주가 감정을 억누르는 성격이라 심정적으로 더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현주가 주변 인물에 비해 불우한 배경을 지녀 우울한 감정이 깔려있어요. 또 힘들더라도 항상 어른스럽게, 덤덤하게 억누르려 하고요. 그런 모습이 안타까워서 현주에게 더 마음이 쓰였던 것 같아요.”

비슷한 환경이지만, 현주와 반대로 차은상(박신혜 분)은 밝고 쾌활하다. 감정에도 솔직한 편이다.

“현주와는 다른 (박)신혜가 부러웠어요. 당당하게 자기의사와 감정을 표현할 줄 알잖아요. 하지만 실제 저의 모습은 현주와 가깝죠. 현실의 벽을 극복하기보다는 상황에 순응하는 편이에요.”

드라마 속 상황이라면 임주은은 김원과 이효신 중 누구를 선택할까? 그는 단호하고 빠르게 ‘둘 다 아니다’라고 답했다.

“원이는 결국 자신의 자리를 선택한 이기적인 사람이고, 효신이는 너무 어려요. 제 이상형은 외강내유형 남자에요. 겉은 남자답지만 알고 보면 다정다감한 사람이랄까요. 배우라는 직업의 영향인지 제가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인데 이를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사람이 좋아요.”

그는 “김원, 이효신 둘 다 이상형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두 사람의 사랑을 받아 덜 외로웠다. 특히 눈은 무척 호강했던 작품”이라며 웃어보였다.

배우로서 작품과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즐겁게 이어나갔지만, 임주은의 원래 꿈을 물으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그는 무용가나 사업가가 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어릴 적에 무용을 배우며 무용가가 되길 원했어요. 다리가 다친 후로 그 꿈을 포기하게 됐지만요. 그 시기에 마침 길거리 캐스팅 등 섭외가 많이 들어와서 이렇게 배우의 길을 걷게 됐죠. 아, 그리고 사업에도 관심이 무척 많아요. 특히 뷰티 사업이요. 제가 즐겨 보는 책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와 같은 경제 서적이에요.(웃음)”

지금은 촬영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즐겁다는 임주은. 배우로서 지난 시간들이 무척 행복했고, 앞으로의 삶에도 기대가 가득하다.

“연기는 제게 항상 어렵고, 설레고, 또 재미있는 일이에요. 누군가의 삶을 겪어본다는 것이 흥미롭지 않나요? 앞으로도 계속 이 설렘과 궁금함을 가지고 꾸준히 연기를 해나가고 싶어요.”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사진ㅣ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