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KBL 총재가 말하는 ‘12분 쿼터제’ 필요성

입력 2014-01-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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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 총재. 스포츠동아DB

관중에게 볼거리 더 많이 제공
3개 팀만 보유한 2군도 활성화
장기적으로 인프라 확대 기대


한국농구연맹(KBL) 한선교 총재(사진)는 23일 “현장의 목소리는 들어보나마나 반대일 것”이라며 ‘12분 쿼터제’에 대한 현장의 거부감이 크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단호하게 “변해야 한다”는 말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 총재는 KBL이 쿼터별 경기시간을 10분에서 12분으로 확대하려는 것은 “팬 서비스 차원에서 관중에게 볼거리를 더 풍성하게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2군 활성화를 통해 농구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현재 2군을 운영하고 있는 팀은 SK, kt, KCC 등 3개 팀뿐이다. KBL은 2군 창단시 당해연도 3억원, 이후 2년간 각 2억원 등 총 7억원을 구단에 지원하고 있다. 2군이 더욱 활성화돼야 초·중·고·대 등 아마추어 유망주들에게 꿈과 용기를 줘 인프라 확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한 총재의 판단이다.

그는 “프로야구가 자리를 잡은 것은 2군 육성 등 선수에 대한 과감한 투자 덕분”이라며 “프로농구 역시 진취적으로, 투자지향적으로 외연을 확대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발전은 없다”고 단언했다.

한 총재는 “내가 총재가 된 뒤 대학 졸업생들을 드래프트 이후 곧바로 (프로에서) 뛰도록 만들었다. 과거 규정대로였다면 올 시즌 김종규 김민구 같은 신인들의 활약은 볼 수 없었다. 또 하위 4개 팀에게 신인드래프트에서 혜택을 주던 것도 폐지해 ‘져주기 게임’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변화를 통한 노력이 리그 발전에 도움이 되고, 12분 쿼터제 도입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해달라는 의미다. 일견 타당한 말이고, 리그 전체의 장래를 내다보는 커미셔너로서 충분히 내세울 수 있는 주장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12분 쿼터제 도입은 현장의 의견과 동떨어진, KBL의 일방적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 한 총재가 너무 독단적으로 일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리그의 운명이 달린 중요 사항을 먼저 밀어붙인 뒤 ‘충분한 검토’를 거칠 것이 아니라, 사전에 제도개선위원회 등을 통해 의견을 취합한 뒤 최종 결정하는 것이 순리라는 목소리도 크다. 한 총재는 독단적이라는 평가에 대해 “이사회 논의 과정을 거쳤지만, 투자에 소극적인 일부 구단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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