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등장하자 플래시 세례…리프니츠카야는 불참

김연아. 스포츠동아DB

■ 피겨 여자싱글 조추첨 현장리포트

김연아 17번 발표되자 여유로운 미소
마지막 30번 뽑은 아사다 실망한 표정
1그룹에 속한 박소연 2번·김해진 11번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조 추첨 세리머니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소치올림픽에서 가장 인기 많은 조 추첨인 것 같다. 흥행에 성공한 것 같다(웃음).”

17일(현지시간) 2014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조 추첨이 진행된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프레스 컨퍼런스룸. 조 추첨을 위해 모인 각국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루자 진행을 맡은 사회자는 재치 있게 말을 이어갔다. 하계올림픽의 꽃이 마라톤이라면, 동계올림픽의 꽃은 피겨 여자 싱글 경기인 만큼 취재열기가 뜨거웠다.

이 중에서도 그동안 독보적 성적을 거둬온 ‘피겨 여왕’ 김연아(24·올댓스포츠)가 등장하자 카메라 플래시가 쉼 없이 터졌다. 이번 올림픽 테크니컬 패널인 알렉산더 라케르니크(러시아·컨트롤러)가 한참 동안 그녀를 쳐다봤다. 김연아의 2013∼2014시즌 세계랭킹은 29위지만 명성은 세계랭킹 1위였다.

박소연(17·신목고), 김해진(17·과천고)과 프레스 컨퍼런스룸에 도착한 김연아는 여유롭게 조 추첨을 기다렸다. 그런데 예정시각이었던 오전 11시가 돼도 조 추첨은 시작되지 않았다.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러시아)가 도착하지 않은 까닭이었다. 결국 리프니츠카야는 등장하지 않았다. 더 이상 시작을 미룰 수 없었던 심판들은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했다.

조 추첨은 세계랭킹 1위 캐롤리나 코스트너(27·이탈리아)부터 시작됐다. 김연아의 라이벌로 꼽히는 아사다 마오(24·일본)가 2번째로 조 추첨에 나서 가장 마지막 번호인 30번을 뽑았다. 1번만큼이나 좋지 않은 번호에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리고 3번째 리프니츠카야를 대신해 러시아대표팀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7)가 나섰다. 라케르니크는 추첨을 위해 나온 소트니코바를 향해 “당신은 율리아가 아닌 아델리나 아닌가”라는 뼈 있는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는 리프니츠카야는 18일 소치에 입성해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공식 훈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그룹에 속한 김연아는 전체 15번째, 2그룹 3번째로 추첨에 나섰지만 이미 번호는 결정돼 있었다. 2그룹 3명 중에 마지막 순번이었고, 이미 앞 선수들이 16번과 18번을 뽑았기 때문이었다. 김연아는 17번이 발표되자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조 추첨은 계속 됐다. 1∼15번에 속한 1그룹에는 박소연과 김해진이 있었다. 엘레나 글레보바(25·에스토니아)가 1번에 당첨되자 선수들은 박수를 치며 격려하기도 했다. 이후 김해진은 11번, 박소연은 2번을 뽑았다. 박소연은 앞 순서에 뽑힌 게 아쉬운 듯 슬픈 표정을 지어보였다.

소치｜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