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중계 전쟁…전현무 영입 소동까지

입력 2014-04-0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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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아나운서들과 노조원 30여명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2층 로비에서 사측의 전현무 영입 추진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민정 기자

■ 스타 캐스터 모시기 바쁜 방송사들

1000억원대 광고시장 브라질월드컵
캐스터 누구냐 따라 시청률 희비교차

KBS, 전현무 영입 나섰다 강한 반발
논란 불거지자 전현무 “참여 않기로”


‘시청자의 귀를 사로잡는 자가 승리한다!’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개막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상파 방송 3사의 중계방송 전쟁이 일찌감치 시작됐다. 특히 방송사들은 시청률을 좌지우지할 스타 캐스터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으로 미리부터 시청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캐스터 선정 등을 둘러싸고 방송사 안팎으로 크고 작은 잡음이 새어나고 있다.

방송사들은 왜 스포츠 캐스터 영입에 사력을 다하는 것일까.


● KBS, 전현무 영입에 아나운서들 집단 반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2층 로비에서는 방송인 전현무의 KBS 브라질 월드컵 중계 캐스터 영입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KBS 아나운서들은 물론 양대 노조(KBS본부ㆍKBS노동조합)까지 나서 전현무의 KBS 중계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시위는 전현무가 최근 브라질 월드컵 KBS 중계와 관련해 테스트를 겸한 미팅을 마쳤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벌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아나운서 다 죽이는 월드컵 중계 반대한다”고 입을 모으며 “KBS 아나운서실에 스포츠 중계 캐스터로 활약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충분한 데도 회사가 외부 인력을 기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전현무의 소속사 SM C&C 측은 이날 오후 “KBS 측의 제안을 받았지만 사실상 방송 스케줄 조율도 어려운 상황이고 근본적으로 본인의 영역이 아니어서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아직 관련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 KBS는 왜 전현무를?

그렇다면 KBS는 왜 ‘외부’ 인력인 전현무에게 욕심을 내는 것일까. KBS는 프리랜서 선언을 한 아나운서에 대해 3년간 자사 프로그램 출연을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2012년 퇴사한 전현무를 ‘모시려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가장 큰 이유는 방송사의 광고 수익과 직결되는 시청률이다. KBS는 최근 8년 동안 월드컵 중계에서 시청률 재미를 크게 보지 못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은 SBS가 단독중계했고, 2006년 독일 월드컵 때에는 MBC가 차범근·두리 부자와 캐스터 김성주를 앞세워 시청률 완승을 했다. KBS 입장에서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차세대 스타 캐스터의 부재도 배경이 된다. KBS에는 서기철, 전인석, 최승돈 아나운서 등이 그동안 월드컵 및 축구 중계진으로 활약해 왔다. 현재 조우종 아나운서가 브라질 월드컵 캐스터진 후보에 올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KBS 입장에서는 여기에 스타성을 갖춘 젊은 캐스터의 수혈도 절실한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MBC와 SBS는 방송인 김성주와 배성재 아나운서를 각각 전면에 내세워 치열한 각축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배성재 아나운서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차범근 해설위원과 환상의 호흡으로 화제를 모았고, 김성주도 MBC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서 인연을 맺은 축구선수 출신의 안정환, 송종국과 입을 맞춘다.


● 방송사, 스타 캐스터에 목매는 까닭은?

월드컵 중계는 결국 ‘같은 음식’(경기 장면)을 어떻게 포장해 소비자(시청자)에게 파느냐의 문제다. 때문에 캐스터의 활약이 중요하다. 특히 브라질 월드컵의 경우 최대 1000억원의 광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누가, 어떤 방식으로 시청자의 귀를 사로잡는 중계방송을 하느냐에 따라 방송사 광고 수입과 이미지 제고, 채널 경쟁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방송사들의 중계권 경쟁으로 갈수록 치솟는 중계권료 역시 스타 캐스터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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