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라이벌 전남-전북, 끈끈함이 보여준 희망

입력 2014-07-08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전남 이종호-전북 이동국(오른쪽). 스포츠동아DB

전남 “무기력하게 얻은 승점 무의미”…타이트한 축구
전북 이동국 특급 도우미 변신·이종호 측면 공격 맹위

“축구는 끈적거려야 한다.”

전남 드래곤즈 하석주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이야기다. 하 감독은 경기에서 패했다고 화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이겼을 때 제자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하곤 한다. 무기력한 플레이로 확보하는 승점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실제로 전남은 무기력한 경기를 하지 않는다. ‘승점자판기’라는 오명을 씻은지 이미 오래다. 끈적이는 전남의 플레이에 어느 팀도 쉽게 승점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 구단의 명성, 선수의 이름값에서 차이가 큰 FC서울과의 5일 K리그 클래식(1부리그) 광양 홈경기에서도 전남 특유의 타이트한 축구가 빛을 발했다. 비록 뒷심 부족, 상대 용병 몰리나의 ‘원맨쇼’로 인해 2-2로 비기며 다 이긴 경기를 놓쳤지만,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했다.

전북 현대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부산 아이파크 원정에서 깔끔한 2-0 승리를 챙겼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강한 압박과 힘을 바탕으로 상대를 물고 늘어진 뒤 ‘카운터 어택(Counter Attack·역습)’을 날리는 축구를 선호한다. 아기자기한 패스 게임으로 공간을 서서히 확보하는 것도 강팀의 조건이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전자에 무게를 싣는다. 최 감독은 “잘하는 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기복을 최소화하고, 일정 수준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나란히 정규리그 상위권(전북 2위·전남 4위)을 달리고 있는 ‘호남 라이벌’의 모습이 더 반갑고 희망적인 까닭은 또 있다. 국내파가 특화된 플레이로 제 몫을 다한다는 점이다. 전북에선 베테랑 골잡이 이동국이 부산전에서 2도움을 올리며 ‘특급 도우미’로서의 면모를 다시 각인시켰고, 전남에선 측면 공격수로 변신한 이종호가 맹위를 떨쳤다. ‘잘 되는’ 집안에는 다 이유가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