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160km’ 트럭운전사,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입단

입력 2014-08-14 1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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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든 폴슨(24). 그의 직업은 트럭운전사로 체계적인 야구를 하지 않았다. 나이도 적지 않다.

이런 그에게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구단은 31일(이하 한국시간) 계약금 25만 달러(약 2억 5000만원)를 안겨주며 서둘러 계약했다. 폴슨이 최근 뿌리기 시작한 구속 100마일(약 161km)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폴슨의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고 이번 계약을 주도한 미네소타 스카우트 엘리오트 스트랭크맨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달 초 폴슨이 던진 공이 스피드건에 100마일을 찍었을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며 “당시 스피드건에 찍힌 구속을 사진으로 찍어놓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엘리오트는 또 “지난 가을 폴슨을 처음 봤지만 당시 그는 키(2미터)와 몸무게(109kg)를 제외하면 볼 게 없었다. 그랬던 그가 단기간 동안 어떻게 좋아졌는지 모르겠다”며 놀라워했다.

폴슨이 야구를 시작한 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지역에서 운영하는 사회인 야구리그였다. 하지만 그는 사회인야구에서 흔히 볼 수 없는 80-90마일 초반의 구속을 보유하고 있었다.

폴슨의 구속을 직접 확인한 사회인야구리그 심판은 한 예술대학 야구팀 코치 브라이언 그윈에게 그를 소개했고, 그윈 코치는 폴슨의 재능을 높이 사 그에게 장학생으로 야구팀에 입단할 것을 권유했다.

야구를 할 수 있게 된 폴슨이 투수로써 전환점을 맞은 것은 우연히 만나게 된 투수코치 조이 고메즈의 덕이 컸다. 고메즈는 보스턴 외야수 쟈니 고메즈의 형이다.

고메즈 코치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폴슨을 만났을 때 그의 투구폼은 엉성하고 뻣뻣해 마치 동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로봇이 공을 던지는 것 같았다”며 “게다가 그 작은 예술대학에 야구팀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폴슨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폴슨은 지난해 가을 자신의 학교를 찾아 온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앞에서 공을 던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 폴슨의 최고구속은 고작 91마일. 게다가 나이도 많았고 스트라이크도 제대로 던지지 못할 만큼 제구력도 형편없었다. 이런 그가 지난 6월에 열린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 건 당연지사.

하지만 야구를 향한 폴슨의 열정과 노력은 단기간에 제구력은 물론 구속까지 상승시켰고 메이저리그 구단 입단이라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특히 중장비 운송회사를 운영하는 그의 아버지는 “지금이 아니면 너의 꿈을 향해 달릴 수 있는 시간이 오지 않을 것”이라며 아들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미네소타와 입단계약을 체결한 폴슨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계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며 “하지만 내 꿈을 향한 여정이 시작된 것은 안다”고 말했다.

계약을 마친 폴슨은 31일 미네소타 산하 마이너리그 루키팀이 있는 미네소타로 이동했다.

적잖은 나이에 구속 100마일의 공을 던지는 폴슨이 향후 어떤 기적을 만들어낼지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애리조나=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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